국내 녹색건축 시장은 성장세인 반면 이에 대한 인식과 소통의 장은 부족한 상황에서, 세계적인 녹색건축 경쟁의 장인 미국의 ‘솔라 디캐슬론(Solar Decathlon)’ 대회를 경기도가 앞장 서 유치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21일 '녹색건축 혁신의 장, 솔라 디캐슬론'을 발간하고, 녹색건축 현황, 솔라 디캐슬론 대회의 내용과 파급 효과와 경기도에 주는 시사점 등을 발표했다
2017년 전 세계 최종에너지 소비 중 건축물 건설과 운영은 36%이며,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40%를 차지하여 가장 많은 비중이다. 특히 건물 부문 에너지 소비는 산업, 수송 부문에 비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건물 에너지효율 개선 및 기기 투자를 목적으로, 2040년 시장규모가 2017년(1400억 달러)보다 2.6배 증가한 36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4년간(2013~2016) 지역별 평균 건축공사비는 경기도가 전국의 27.8%로, 2위인 서울시(7.1%)보다 월등하고 타 지역에 비해 증가율도 높다. 녹색건축 인증 비율은 전국 대비 26%로, 서울(29.2%) 다음으로 높아 녹색건축 시장 잠재력이 풍부하다. 또한 도시개발이 활발하고 재건축 수요가 높아 혁신적인 녹색건축 기술 적용에 유리한 여건이나, 이에 대한 인식이 낮고 정책수단도 미흡한 실정이다.
미국의 솔라 디캐슬론은 △녹색건축에 대한 인식 확산 △청정에너지 분야 인재 양성 △혁신적인 기술 전시와 홍보를 목적으로 2002년부터 미국 에너지부 주관으로 개최되는 전 세계 대학들의 친환경주택 경진대회다. 올림픽 10종 경기처럼 10개 분야(에너지 성능, 건축기술, 경제적 타당성, 회복력, 건축, 운영, 시장성, 쾌적성과 환경질, 혁신성, 발표)에서 경쟁한다는 의미로 명명됐다.
참가팀은 대회 기간 동안 태양에너지만 사용, 모든 생활을 해결하는 친환경주택을 실물 크기로 시공·전시 운영한다. 참가팀과 대회 주관 조직은 기업과 단체 후원을 받아 비용과 현물을 조달하며, 기업은 기술과 제품 홍보 기회를 얻게 되는 등 다양한 녹색 일자리와도 연계된다. 참가 학생은 산·학·연 연계를 통해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지식과 경험을 얻고 관련 분야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며, 출전 대학은 대학 인지도와 위상을 높일 수 있다.
대회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유럽 중국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중동 아프리카 등 5개 대륙(국가)에서 미국 에너지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역별 대회를 열고 있다.
그동안 전세계 310개가 넘는 대학팀과 3만7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6000개가 넘는 기업 후원과 100개가 넘는 정부와 유관기관의 전폭적인 지원, 3백만 명의 현장 방문객과 3억 명의 미디어 관람객으로 성황을 이뤘다. 다른 나라 대회는 미국 솔라 디캐슬론의 원칙과 철학을 공유하되 시대적·지역적 특색과 수요를 반영해 운영한다.
고재경 경기연 선임연구위원은 “솔라 디캐슬론 대회 유치는 경기도 건설산업을 활성화하고, 단순 수주·시공에 머물고 있는 국가 해외건설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3기 신도시 건설과 연계해 친환경 건축 및 저탄소 스마트 도시를 위한 기술개발 최적화에 초점을 맞춰 대회를 개최한다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선임연구위원은 “경기도는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와 조율을 거쳐 미국 에너지부와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는 한편, 국내 최초로 해외 대회에 참가할 경기도 대학팀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동시에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