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쇄신]최종만 부회장 “신외감법으로 회계부정 어려울 것"

최종만 한국공인회계사회 선출부회장이 지난 24일 아주경제 데일리동방과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김승현 기자]

[데일리동방] “지난해 11월 도입된 신 외부감사법은 전례 없는 큰 변화입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도입하게 돼 회계법인은 전에 없던 독립성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업들이 회계 부정을 하기도 더욱 어려워 질 거라 생각합니다.”

28일 만난 최종만 한국공인회계사회 선출부회장(신한회계법인 대표)은 신 외감법에 대해 이같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회계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 "신외감법으로 회계법인 독립성 강화"

지난해 11월 개정된 신외감법은 감사 기준을 강화해 회계 부정을 막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은 피감 기업 앞에서 사실상 ‘을’의 입장이었다.

피감 기업이면서도 고객이기 때문이다. 냉철하게 회계감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신외감법 도입으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시행되면, 회계법인의 독립성이 강화될 수 있다. 

최종만 부회장은 “1986년 개업 후 이번처럼 회계제도의 큰 틀이 바뀐 적은 없었다"며 "그동안 회계사들이 기업에 종속돼 있어 감사에 어려움을 느꼈는데, 앞으로 회계문화가 투명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2020년부터 실시되며, 상장법인이나 대형 비상장회사가 대상이다. 이들 회사는 6개 사업연도에 대한 감사인을 자유선임 하고, 증선위가 다음 3개 사업연도 감사인을 지정한다. 
 

최종만 한국공인회계사회 선출부회장(신한회계법인 대표)이 자신이 운영중인 신한회계법인 현판 앞에 서있다.[사진=김승현 기자]

◆ "중소 회계법인 존립 위협될 수도"

기업과의 관계를 떠나 회계법인 스스로도 감사의 질을 높이려 더 노력하게 마련이다. 최종만 부회장은 "3년마다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면 전임 감사인이었던 회계법인은 '한정' 의견이 나오지 않을까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회계법인 스스로 감사 기준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8년 회계연도에 대한 감사 결과 '한정' 의견이 늘었는데, 이런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올해와 내년 변화의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최종만 부회장은 “현재 180개 회계법인 가운데 20~40곳이 이 제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대로 나머지 140개 중소 회계법인은 존립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세무, 컨설팅 영역까지 포함해 주기적 감사인 신청 회계법인을 평가할 예정"이라며 "중소 회계법인은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지침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각각의 회계사가 감사·세무·컨설팅 세 가지 파트를 나눠 맡아야 한다. 그렇지만 중소 회계법인의 경우 한 회계사가 세 업무를 함께 맡기도 한다. 본의 아니게 금융당국 지침을 따르지 못하는 것이고, 따라서 감사인에 지정되기도 어렵다.

◆"기술 발전이 감사시스템 업그레이드"
 
아울러 최종만 부회장은 기술의 발전으로 회계 부정이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회계법인은 기술의 한계 때문에 전수조사를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포랜식 기법이 발달하면서 전수조사도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수년전 모 저축은행에서 발생한 회계 부정도 전수조사로 감사를 받았다면 막을 수 있었다. 대출에 대한 감사는 통상 5000만원 이상부터 진행하는데, 이에 대한 허점을 노리고 1000만원 미만 대출에 허위 대출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부정을 저지른 것이다.

최종만 부회장은 “기술의 발전으로 더 높은 수준의 감사시스템이 갖춰진다면,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회계 부정 사건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중소 회계법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최종만 부회장은 "대형 회계법인 위주로 회계사회가 돌아가는 것은 업계의 체질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중소 회계법인과의 상생을 고려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