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USB 수집 과정에 물고 늘어지는 양승태·고영한·박병대

2019-06-2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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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박, “임종헌 증거인멸은 검찰의 추측” VS 檢 “USB, 사무원 파우치에서 발견”

양승태 전 대법원장(71)과 고영한(64)·박병대(61) 전 대법관 측이 또다시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취득한 이른바 ‘임종헌 USB’ 수집 과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부장판사 박남천)는 26일 오전 10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원장과 고·박 전 대법관에 대한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시진국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불출석했다. 변호인 측은 향후 예정된 증인신문 시 증인에게 제시될 문건의 증거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파일의 열람등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서를 냈다.

검찰은 이에 “임종헌 USB파일의 출력물 각 건은 관계자의 명예와 사생활이 담겨있어 제공할 경우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문서의 정보·속성·해시값을 확인해야 원본과의 동일성·무결성을 입증할 수 있다”며 “변호인이 참관한 가운데 출력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파일 하나하나 띄워서 출력하는 것보다 기술적으로 파일을 긁어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떠냐”고 묻자 변호인 측은 “시간을 단축하고자 하는 의도라면 나중에 이의제기할 수도 있으니 처음부터 확인하는 게 낫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이 원하는 대로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지정한 자’가 검찰 사무실로 찾아와 직접 하나하나 확인하는 방법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변호인 측은 ‘임종헌 USB’ 압수수색영장이 위법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검찰이 136개 파일이 삭제된 것만으로 임 전 차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주거지에서 외장하드를 파기했으며, 외장하드를 복제한 USB를 사무실 사무원의 파우치에 보관하게 하고, 사무원의 남편 명의로 차명 휴대전화를 개설해 관련자들에게 연락하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파일명을 위장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판 내용을 숨겼다”고 반박했다.

또 변호인 측은 “압수수색 영장에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 혐의가 들어있지 않은데, 검찰이 새로운 사실이 발견된 것처럼 말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공보관실 운영업무는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차장의 고유 업무”라며 “영장에 없더라도 일반적 직무권한에 포함되기에 관련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법원행정처는 세포조직 같이 각 부서와 말단직의 직무절차가 정해져있지 않다”고 재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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