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속 트윗을 통해 "우리는 간밤 세 곳에 보복하기 위해 출격 준비를 마쳤다. 나는 얼마나 많이 죽느냐고 물었고, 장군은 150명이라고 답했다"면서 "공격 10분 전 나는 그것을 멈췄다. 한 대의 무인기 격추에 비례하지 않는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 군은 재건됐고 최신이며 진군할 준비가 돼 있고 세계 최강이다"라며 "제재가 (이란을) 물어뜯고 있고 더 많은 제재가 어젯밤 추가됐다.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고, 미국에 대항할 수도, 세계에 대항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인명 피해를 우려해 자신이 보복 공격을 철회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이란과의 갈등을 외교로 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최근 중동에서 유조선 피격과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가 잇따르면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적 수사와 실제 군사적 행동 사이에 간극이 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을 향해 "공식적인 종말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무인기 격추에 따른 보복 공격에서도 결국엔 중단을 택했다는 것.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에 대한 회의감을 표명하며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와 감축을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을 통한 대외 분쟁 개입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공격 취소 결정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권고와 다른 것이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 하는 양치기 소년' 시나리오를 만들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위협은 이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며 이를 적성국들이 악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애덤 킨징어 일리노이주 공화당 하원의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공격 취소는 "실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나약한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니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 "신중하고 사려깊은 것이었다"면서도,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재개를 레드라인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촉즉발의 중동 정세 속에서 상황 변화에 따라 군사 대응 카드에 기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NBC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전쟁을 한다면 전에 보지 못한 말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걸 원하지 않는다"며 이란을 향한 위협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