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위기 안전판이 강화되면,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로부터의 위기 전염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 2일 피지 나디에서 열리는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협정문 개정안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개정안이 승인되면 각국의 서명 절차를 거쳐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정식 발효될 것으로 한은 측은 전망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한국과 싱가포르가 의장국을 맡아 준비해 왔다. 지난해 5월 장관·총재회의에서 개략적인 내용에 합의한 뒤 3차례의 차관·부총재 회의와 5차례 실무회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부산 차관·부총재 회의에서 최종 문구를 확정했다.
협정문 개정안은 △IMF 연계자금의 지원기한 폐지 △신용공여 조건 부과 확대 △IMF와의 협력 메커니즘 제고 △대외 커뮤니케이션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IMF 지원 프로그램 도입이 조건으로 제시되는 IMF 연계자금에 대해서는 연장 횟수와 지원 기한을 폐지한다.
현행 협정문에는 위기발생 때 쓸 수 있는 위기해결용 자금 인출의 경우 만기가 1년이고, 2회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위기발생 전에 예비적 성격으로 지원체계를 구축해 놓는 위기예방용 스와프라인은 만기가 6개월이고 3회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한은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의 역내 경제·금융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태국에서 발생했던 외환위기가 말레이시아 등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염된 적이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역내 위기 전염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