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공룡'인 알리바바가 중국 대형 투자은행(IB)인 중금공사의 4대 주주가 됐다. 중국 또 다른 인터넷공룡 텐센트가 이미 중금공사의 3대 주주로 있는 가운데 중국 인터넷 업계 양대 산맥인 두 기업이 중금공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금공사는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줄임말로, 1995년 설립된 중국 간판 투자은행이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산하 중앙회금공사가 지분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알리바바는 중금공사와 수년간 비즈니스 협력을 진행해 왔다며 중금공사는 금융영역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능력과 풍부한 노하우, 혁신 DNA를 가지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분 매입으로 금융·과학기술·데이터 등 방면에서 경쟁력을 발휘해 고객을 위해 혁신적이고 전면적인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은 중금공사가 해외 사업과 자산운용 방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을 미뤄볼 때 알리바바가 향후 중금공사를 적극 활용해 알리바바의 프리미엄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 인수합병을 진행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중금공사에 투자한 중국 인터넷회사는 알리바바 뿐만이 아니다. 텐센트는 이미 지난 2017년 28억6400만 홍콩달러를 투자해 중금공사 지분 2억100만주를 매입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각각 지분율 4.95%, 4.84%로 중금공사 3,4대 주주로 있는 것이다. 최대 주주는 중국 국부펀드 산하 금융기관인 중앙회금이며, 2대 주주는 중국 가전기업 하이얼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그동안 여러 회사 지분을 매입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알리바바, 텐센트가 이렇게 동시에 한 금융회사에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그만큼 중금공사가 매력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해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증시 폭락장 속에 중국 주요 증권사 실적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중금공사만 '나홀로 질주'했다. 지난해 1~3분기 중금공사 매출액은 98억3000만 위안(약 1조6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했다. 순익은 39.3% 증가한 27억2000만 위안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금융회사들이 인터넷 기업들과 협력해 금융핀테크 등 방면에서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중국 대형증권사 화타이증권의 경우에도 알리바바가 5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8월 35억 위안을 투자해 화타이증권 주식을 매입, 현재 3.2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도 홍콩 푸투(富途)증권사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