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앞에 발언은 최근 청와대 개각 예고 이후 홍 장관을 둘러싼 정치권에서 나온 관측이다. 다음 말은 홍종학 장관이 지난해 정계 진출 계획을 묻는 중기부 출입기자들에게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기해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홍 장관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일까.
그런데 확인되지 않은 이러한 풍문에 묘하게도 중소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여러번 접했던 충분히 예측가능한 시나리오인데도 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장관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의 표시라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온다.
홍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중소기업 지원과 육성을 이끌 중기부의 수장으로 우여곡절 끝에 낙점된 인물이다. 청문회에서 '고액 증여' '학벌 주의' 논란 등으로 야당의 맹공격이 있었지만, 더 이상 초대 장관 자리를 비워둘 수 없었던 당시 절박한 상황이 홍 장관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부분을 본인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업계는 홍 장관에 쏠리는 안팎의 우려를 실력과 성과로 불식시켜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아쉽게도 돌아가는 형세는 녹록지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11월 중기부 출입기자단이 실시한 장관 취임 1년 평가 점수에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홍 장관에게 평균 53점을 부여했다. 낙제점이다. 일부 CEO들은 “(홍 장관이) 빨리 사퇴하는 것이 낫다”라는 강한 불만까지 쏟아냈다.
사정이 이런데도 장관은 요지부동이다. 새해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그는 1년 전과 같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만을 앵무새처럼 외쳤다.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홍 장관의 인사말에서 “‘우리 문재인 정부는...’이라는 발언을 1분 내 3번이나 하면서 ‘우리 중소기업계’라는 말은 거의 듣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홍 장관은 여전히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장관을 계속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반면 그를 향한 출마설은 연일 찌라시를 오르내린다. 아이러니하게 중소기업계는 홍 장관의 출마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청와대는 이러한 기류를 어떻게 바라볼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