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매장량 상향조정 발표…"아람코 IPO 염두"

2019-01-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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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사태 뒤 위축된 외국투자 유치하기 위한 조치 "

중립지대 포함 2685억 배럴…지난 발표보다 22억 배럴 ↑

[사진=연합/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9일(현지시간) 원유 및 가스 매장량을 소폭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2017년 말 기준으로 매장량은 원유가 총 2685억 배럴이며, 천연가스가 325조 1000억 큐빅비트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이날 전했다. 

이번 수치는 댈러스에 거점을 둔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D&M(DeGolyer and Macnaughton)의 독립적 감사뒤 발표된 것이다. 
D&M는 조사결과 2017년 말 기준으로 아람코 보유 원유는 2631억 배럴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아람코가 기업보고서에서 추정한 매장량은 2609억 배럴이었다. 

D&M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사이에 있는 중립지대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매장량은 2685억 배럴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는 사우디 정부가 이전에 발표한 매장량인 2663억 달러에 비해 22억 배럴이 늘어난 것이다.

외신은 사우디가 에너지사업을 국유화한 뒤 처음으로 독립적 외부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에 주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발표는 국영에너지 기업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지적했다.

CNBC 역시 "독립적 감사를 통한 조사는 사우디의 공식적 매장량을 상향조정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우디의 매장량에 대한 의심 섞인 추측들을 잠재웠다"면서 "이번 조사로 상장을 앞둔 아람코의 투명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가 나온 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발표는 왜 우리가 생산하는 원유가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고 아람코가 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고 중요한 회사인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예정돼 있던 아람코 IPO는 유가급락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지연됐다. 매장량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알팔리 장관은  "아람코의 지분 5%를 2021년에 상장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람코 상장 외국인 투자 등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IPO 전 사우디 최대 석유화학회사인 SABIC을 사들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알팔리 장관이 밝힌 올해 2분기 달러표시 채권 발행 계획도 700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아람코의 최고경영자(CEO) 아민 알 나세르는 인터뷰에서 SABIC 인수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아람코 상장은 사우디 정부 명운이 걸린 일이다. 무려 2조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IPO는 개혁 정책인 '비전 2030'를 실현시키기 위한 자금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발생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으로 현재 사우디에 대한 외국의 투자 심리는 매우 위축됐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사우디 정부의 매장량 발표는 아람코 기업공개와 SABIC 인수 등을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뉴스를 피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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