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힘세진 의결권자문사를 견제하겠다고 나섰다. 의결권자문사는 수탁자책임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큰 관심을 모아왔다. 이 원칙을 채택한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얼마 전 '의결권자문사 신고제'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연금은 2018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하고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가입자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도입을 확정한 기관투자자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모두 74곳(교보증권 집계)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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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통종 사모펀드인 KCGI가 주주행동주의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한진그룹 지배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위협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경영권 보호장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늘어나기도 했다.
물론 스튜어드십 코드나 주주행동주의에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래도 의견을 내는 의결권자문사가 독립성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는 따져야 한다. 의결권자문사는 기관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상장법인 주주총회 안건을 평가한 자료를 제공한다. 하지만 자문능력이나 전문성을 판단할 법적인 근거는 지금까지 없다. 의결권자문사가 기관투자자와 기업을 동시에 고객으로 두고 서비스할 경우 이해상충도 일어날 수 있다.
의결권자문사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의결권자문사에 더욱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독립성과 투명성, 전문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를 적용하기에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나 주주행동주의, 의결권자문업이 아직까지는 모두 걸음마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