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싱글데이)에 좋은 매출을 거두려면 온·오프라인 시장별로, 연령별, 지역별, 품목별로 시장 분석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알리바바 전용 빅데이터를 제대로 사용해 올해 광군제를 준비해야 한다.”
지난 5일 중국경영연구소 주최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광군제 비즈니스 대해부’ 세미나에서 이진우 안나코리아 중국 법인 실장이 한국 기업이 광군제에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서 이같이 말했다.
이진우 실장은 "다수의 국내 기업들은 중국 광군제 특수를 노리고 싶어 중국으로 발걸음을 무작정 옮기는데, 현장 상황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곳이 없어 운영대행사와 계약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동안 운영대행사의 말만 믿고 있다가 울면서 보따리를 싼 기업들이 많았다는 것.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데이터를 활용해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게 이진우 실장의 의견이다. 특히 그는 알리바바의 빅데이터 '도구'인 '성이찬머우(生意參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성이찬머우는 우리나라 말로 '비즈니스 참모'라는 뜻이다. 알리바바 B2B(기업과 기업 간 비즈니스) 시장과 타오바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업체들이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이트'인데, 검색순위·카테고리별 고객분석부터 경쟁사의 검색분석·제품속성 분석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성이찬머우는 타오바오(淘寶)나 티몰(天貓·톈마오)에 개설된 온라인 상점을 토대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온라인 상점을 개설해야 한다. 하지만 티몰에 상점을 입점하려면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 반면, 타오바오는 무료로 입점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티몰에 상점을 입점하는 것보다는 먼저 타오바오에 입점해 성이찬머우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이진우 실장은 조언했다. 타오바오의 경우 중국 은행계좌만 있으면 상점 개설이 가능하다.
이진우 실장은 "시장 분석을 구체적으로 하고, 상점 운영상황과 경쟁사의 데이터 분석을 이용해야만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성이찬머우를 모르는 한국 기업인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 2018년 광군제 소비패턴으로, 韓 중소기업 올해 준비 잘해야...
이진우 실장은 또 "성이찬머우를 통해 지난 2018년 광군제 소비패턴을 분석해 카테고리별 주력 소비층 변화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알리바바는 광군제에서 지금까지의 각종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며 대박행진을 이어갔다. 2009년 11월 11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60% 이상의 바링허우(80後, 1980년대 이후 출생자)가 패션잡화를 위주로 구입했지만, 2013년 이후 주링허우(90後, 1990년대 이후 출생자) 소비자가 바링허우를 제치고 3C(가전제품·컴퓨터·통신장비)제품, 홈인테리어가구, 미용기구, 뷰티제품을 위주로 소비했다. 올해의 경우 최강 소비력으로 무장한 세대인 주링허우 세대는 식음료, 3C 품목에서 소비 지출이 가장 많았고 바링허우의 경우 3C, 패션잡화 관련 상품이 인기였다.
한국도 중국인들의 '역직구' 열풍에 힘입어 광군제 특수를 톡톡히 누려왔다. 이번 광군제에도 한국 기업은 마스크팩, 건강식품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선전해 글로벌 티몰(중국인의 해외 직구) 기준 3위 국가로 부상했다. 이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던 지난 2017년과 상반된 성적표다.
이에 앞으로 국내 기업이 광군제를 활용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연령별(80/90/00년생 이후), 지역별(화동/화남), 품목별(3C/식음료/패션잡화) 전략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이진우 실장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