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장단기 금리차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2bp(1bp=0.01p) 내린 연 1.839%, 10년물 금리는 7.5bp 떨어진 1.983%를 기록했다. 10년물과 3년물 금리 격차는 14.4bp에 불과했다.
다만, 단기물과 중장기물 사이 금리 차가 좁혀지는 추세여서 경기침체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중장기물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게 이유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1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을 보면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물 모두 한 달 전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단기물보다 장기물의 하락 폭이 더 컸다. 낙폭이 큰 것은 30년물(-16.7bp)이었고, 50년물(-15.8bp)과 20년물(-14.0bp), 10년물(-13.7bp), 5년물(-9.4bp)이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1년물이나 3년물은 각각 -0.4bp, -4.2bp에 불과했다.
장단기 금리 축소는 불황의 신호로 여겨진다. 보통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높다. 만기가 길수록 원리금 상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면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다.
장기적으로 가계와 기업 자금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해서다. 장기 금리가 낙폭이 더 커지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기도 한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급속한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잠재 성장률은 지금보다 더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마저 역전돼 불안감은 더욱 고조됐다. 현지시간으로 3일 미국 국채 5년과 3년 금리가 역전됐다. 이는 2007년 6월 이후 11년 6개월 만이다.
김상훈 연구원은 "과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이후 미국의 경기 둔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최근의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 대해서도 우려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