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캐시가 일으킨 '태풍'은 생각보다 거셌다. 비트코인이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은 것은 물론 앞으로 더 내려갈 수도 있다는 불안심리가 가중되고 있다.
21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700만원 선이었던 비트코인은 지난 16일 하드포크를 기준으로 650만원대로 내려갔다.
지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21일 오전 11시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전일보다 10% 하락한 515만원으로, 500만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같은 폭락은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 단행이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캐시는 지난 16일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로 나뉘었다. 비트코인캐시 경영진이 하드포크의 방향성을 두고 내부 분열을 보이고 있어 코인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하드포크는 기존 블록체인의 기능 개선·오류 정정·문제점 수정을 위해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아닌,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시스템에서 떨어져 나온 시스템은 서로 호환되지 않고, 새로 탄생한 시스템은 또 다른 암호화폐를 생성하게 된다.
하드포크가 잦아지면 비트코인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급량이 늘면서 그만큼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트코인캐시는 이미 비트코인의 하드포크를 통해 만들어진 후발 암호화폐로 보안에 더욱 취약해지게 된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기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로, 이더리움이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으로 쪼개졌을 때도 불안감이 가중되며 급락을 경험한 바 있다.
다만, 이들 암호화폐는 하드포크 단행 이후 유의미한 가격 상승이 있었던 반면, 이번 경우에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반등에 성공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더욱 암울하게 전망하고 있다. 마틴 그린스펀 이토로 선임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1비트코인 가격이 35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비트코인이 15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와 미국 정부의 규제가 겹치면서 비트코인이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하락세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확실성 해소가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