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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신탁영업을 강화하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부동의 1위를 기록한 가운데 각 시중은행들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상반기 4대 시중은행(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의 신탁부문 총 순이익은 5286억6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769억1000만원) 대비 40.26%(1517억5000만원)가 증가했다.
순익 규모 기준으로는 국민은행이 가장 높다. 이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순이다.
은행들이 신탁부문 수익 확대를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적극 육성한 것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각 은행들은 신탁 관련 부서를 확대 개편하고, 이색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작년 초에 신탁본부를 신탁그룹으로 재편해 집중도를 높였다. 하나은행도 신탁본부를 신탁사업단으로 격상했고 인력도 크게 늘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신탁사업부서들을 확대 개편해 운용 중이다.
신탁이란 고객이 금융회사에 돈이나 부동산을 맡기면 이를 운용‧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은행 입장에서는 최대 1% 정도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데다 다양한 상품을 바탕으로 폭넓은 수요층을 공략할 수 있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현재 점유율 1위인 국민은행은 해외 운용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을 은행권 최초로 출시하는 등 독특한 상품들을 잇따라 출시해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펫코노미신탁을 꼽을 수 있다. 주인의 사망으로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은행에 자금을 미리 맡기고, 본인이 사망하면 반려동물을 맡아서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수익자)에게 반려동물을 돌보는 데 필요한 자금을 은행이 지급한다.
또 사회공익 가치를 실현하는 신탁상품도 주목된다. KB한울타리신탁은 장애인 자녀가 부모 사후에 안정적인 생활자금을 지원받는 상품이다. 또 만천하공익신탁은 고객이 특정금전신탁에서 얻은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고, 국민은행도 고객의 누적 기부금액과 동일한 금액으로 기부에 동참한다.
전년 대비 순이익 성장률이 가장 큰 우리은행도 ‘우리장애인사랑신탁’을 출시하고 신탁상품을 통한 포용적 금융에 나서는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 영업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은 새로운 먹거리로 퇴직연금을 비롯해 유언대용, 동산관리 등에서 신탁업을 활발히 영위하고 있다"면서 "시장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