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경절 황금 연휴 중국인의 소비가 전년처럼 폭발적으로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중국의 소비 둔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현지 언론들은 “중국인의 소비 구조와 모델이 변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기간이었던 지난 1~7일 일주일간 중국 내 식음료·소매업종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1조4000억 위안(약 229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연휴 기간 하루 평균 소비액을 봐도 전년보다 9.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경절 연휴 하루 평균 소비액은 지난해만 해도 전년보다 10.3% 증가하는 등 줄곧 두 자릿 수 증가세를 이어왔다.
해외 여행을 떠난 중국인 수도 700만명을 넘는데는 실패했다.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해외 여행을 떠난 중국인 수는 모두 69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앞서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은 올 국경절 연휴 모두 700만명을 넘을 것으로 관측했다.
연휴 기간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의 발길도 줄었다. 8일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상하이증권보(上海證券報)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일주일간 중국 극장가 박스오피스 수입은 19억5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기간 박스오피스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68% 폭증한 29억 위안이 넘어서며 신기록을 세웠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최근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소비지표 둔화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국경절 연휴 소비도 예년만큼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올 국경절 연휴 소비시장이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며 "소비의 질적 업그레이드가 돋보이고, 문화·관광·스포츠 등 방면의 신흥소비가 두드러졌으며, 모바일결제·스마트상점·친환경 소비 등 새로운 소비모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품질, 개성, 체험을 중시한 소비가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중국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新京報)도 8일 사평을 통해 "국경절 황금연휴는 중국 소비 업그레이드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창구였다"는 제목의 사평을 게재했다.
사평은 "국경절 연휴 초반인 1~3일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민물털게 주문량이 16.8% 늘어나고, 와인 주문량이 58.9% 늘었다"며 "또 모바일 결제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영국런던 근교 쇼핑아울렛 '비스터 빌리지'에서 중국인 모바일결제가 전년 동기 대비 90배 늘었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또 사평은 "국경절 연휴기간 대형 컬러TV, 건조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고품질 소비가 늘고 있음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중국 모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70인치 대형 컬러 TV 판매량이 517% 늘고, 정수기·비데 판매량이 각각 130, 86% 늘었다고 사평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