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 소비자 '환영' 대기업 '시큰둥'

2018-10-0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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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 개장 확정…중소·중견 면세업체 수혜 예상

대기업 "구입한도 확대 더 시급"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전경.[사진=아주경제DB]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확정한 가운데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중견 면세업체와 소비자들은 환영의 의사를 비쳤지만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들은 소비자 불편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7일 입국장 면세점 도입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5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된다. 입국장 면세점의 1인당 판매한도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600달러다. 담배와 과일, 축산가공품 등은 내수시장 교란과 검역 문제로 판매가 제한된다.
정부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는 취지는 해외 여행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현재 입국장 면세점이 없는 관계로 해외 여행객은 면세품의 구입 후 재입국 할 때까지 상품을 들고 다녀야 한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2003년부터 논의돼 왔으나 조세 형평성 문제와 업체별 의견이 달라 도입을 미뤄오고 있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소비가 국내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 여행수지 적자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입국장 면세점 도입의 확정으로 업계 간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면세점 시장의 판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소‧중견 업체의 제한된 경쟁으로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면세점의 큰 매출비중을 차지하는 담배를 판매목록에서 제외시킴에 따라 이용객이 한정적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중소‧중견 면세업체는 입국장 면세점을 찬성한 반면 대기업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대기업 관계자들은 입국장 면세점의 설치보다는 구입한도액의 증가와 입국장 인도장 설치가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소‧중견 업체로 제한된 입국장 면세점 사업이 고객들에게 얼마 만큼의 효용성을 가져다줄지도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상품의 구입과 유통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면세업의 특성상 중소‧중견 업체의 자금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도 중소‧중견 업체의 사업전개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수하물을 찾는 비좁은 공간에 입국장 면세점이 함께 위치하면 혼잡도가 높아져 공항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직접 물건을 사게 되는 소비자들은 대체로 입국장 면세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인천공항공사가 2002∼2017년 공항 이용객 2만여명을 대상으로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가 찬성 의견을 냈다.

여행업체 관계자는 “구입한 물건을 해외로 내보냈다가 다시 들여오는 건 번거로운 문제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는 기내 탑승과 입국심사의 까다로운 절차를 몇 번이고 거쳐야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특히 국가별 관세법이나 구매한도 품목이 모두 다르다보니 국내 기준으로 상품을 구매했다가 해외를 거쳐 오는 경우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며 “해외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면세점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입국장 인도장 설치가 비교적 합리적인 해결책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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