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목에 칼을 겨눈 상대와는 협상에 임할 수 없다며 미국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중국의 비판에도 미국은 대중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라 양국 간 무역전쟁이 조기에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무원은 전날 '중·미 무역 마찰에 관한 사실 및 중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간한 데 이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백서 내용을 추가로 설명했다.
중국은 백서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양국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왕 부부장은 "현재 미국이 이처럼 대규모 무역 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다른 이의 목에 칼을 겨눈 꼴"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협상이 진행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중국은 협상과 담판을 통해 (양국 간의) 무역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려는 문을 열어놓고 있다"며 "하지만 협상이 성과를 거두려면 평등한 대우와 상호 존중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부장의 발언을 통해 오는 27~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간의 고위급 협상이 무산됐다는 게 확인됐다.
왕 부부장은 "양국은 이미 네 차례에 걸친 고위급 협상에서 많은 공감대를 이뤘고 공동 성명까지 발표한 바 있다"면서도 "미국의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 때문에 협상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의를 보이며 약속을 준수한다면 협상도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 전날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하는 등 대중 압박 기조를 지속할 방침이라 해법을 모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수년 간 지속돼 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차이는 이길 각오를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가 이기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이 보복에 나선다면 267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또 다시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이 미국에 일방적으로 양보할 가능성은 낮은 만큼 추가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