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치도록 행복한 삶…맥신코리아 대표 한승범

2018-09-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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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최대 화두는 행복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소확행 신조어가 인기몰이 중이다. 팍팍하고 각박한 현실에서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시민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듯하다.
 
사실 행복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최고의 선이다. 2400년 전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선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부, 명예, 권력을 추구하지만 부질없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는다.
 
2008년 대학 강단을 떠나 시작한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3년 만에 브랜드 파워 1위를 차지했다. 도곡동 고급아파트, 역삼동 사무실, 외제차, 자식 유학 등으로 상징되는 외적인 성공은 남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실상은 허했다. 밤마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가슴은 두근거리고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매일 밤 참치회와 술로 허함을 달래고 새벽까지 TV를 보다가 잠을 잤다. 자기계발은 고사하고 한 줄 읽지도 못할 수십 권의 책을 사 쌓아놓기만 했다.
 
2012년을 정점으로 사업은 고꾸라졌고 모든 것을 잃었다. 지인의 배신과 사기로 돈은 물론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 하지만 실패의 원인은 나한테 있었다. 속고 사기 당하는 것도 무능과 게으름 탓이기 때문이다.
 
당시 120kg 초고도비만에 당뇨 초기증상을 포함한 거의 모든 형태의 생활습관병을 가지고 있었다. 더불어 조울증, 알콜 중독, 분노조절장애와 같은 치명적인 정신질환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몸과 마음은 황폐화되어 있었지만 경제수준은 더 심각했다. 집을 두 번이나 명도 당해 가족 모두 거리로 나앉았다. 귀국한 자식 고교 등록금도 못내는 상황이 벌어졌고, 동네 슈퍼에서 썩은 과일과 야채를 담은 상자를 천원에 사다 먹을 정도였다.
 
몸과 정신건강은 하위 1%, 경제수준은 0.1%안에 드는 극빈층 상태였다. 10억이 넘는 빚은 재기불능이라는 낙인이었다. 탈출구는 죽음 이외에는 없는 듯했다.
 
2013년 6개월 만에 45kg을 감량해 다이어트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동시에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온라인평판관리 사업을 시작해 재기에 성공했고, 기업위기관리 전문기업을 일궜다. ‘공인만들기’와 같은 세상에 없던 상품들을 최초로 선보이며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다이어트 5년이 흘렀다. 몸무게는 70kg 초반대이고 일년에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을 정도로 면역력이 강하다. 매일 새벽 맨발등산 1시간 반을 하고도 가장 먼저 출근한다. 회사에서 고도의 집중력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집에서는 거의 모든 시간에 독서와 글쓰기를 한다. 소크라테스, 칙센트미하이, 윈스턴 처칠, 장자, 호메로스, 데일 카네기 등과 같은 동서고금 현자의 책을 만나면 너무 감동해 가슴이 터질 듯하다. 보르헤스가 말했듯이 도서관은 천국과 같은 곳이다. 5년간 무려 천 권이 넘는 책을 정독해 읽었다.
 
하루 24시간 중 수면시간을 포함해 허투로 쓰는 시간은 거의 없을 정도로 일과 여가를 의미 있게 쓰며 살아간다. 모든 시간을 원하는 대로 통제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하루 종일 어린 아이처럼 활력이 넘치고, 19세 청소년보다 총명한 두뇌로 일하고, 20대보다 더 뛰어난 체력을 가지고 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실사판이다. ‘미치도록 행복한 삶’이 하루하루, 순간순간 펼쳐진다.
 
이제 그 ‘미치도록 행복한 삶’과 다이어트 성공 비밀에 대해 말해 주겠다.
 
쉽고 간단하다. 너무 쉬워서 실망할지도 모른다. 숨 쉬기이다. 들어 보았는가, 숨 쉬기 운동이라고?
지금 한 번 숨을 참어보라. 몇 초를 참았는가? 그렇게 숨 참기를 반복하면 여러분에게도 ‘미치도록 행복한 삶’이 펼쳐진다. 믿기지 않는가?
 
그럼 1963년 6월 11일 한창 전쟁 중이던 월남으로 가보자. 한 승려의 분신(焚身) 자살 사진이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세상 모든 죽음 중 가장 고통스러운 게 불에 타 죽는 거다. 화염이 피부, 기도, 안구 등을 앗아갈 때도 승려 틱꽝득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미국은 경악했고 이후 반전 여론이 생겼다.
 
관점을 달리해보자. 67세 틱꽝득이 그 엄청난 고통을 이겨냈던 힘이 무엇일까? 바로 그가 평생 수행한 명상 덕분이다. 명상은 인간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힘을 가진다.
 
자율신경계가 있다. 말 그대로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작동된다. 인간의 호흡, 소화, 체온, 배변 등의 기능을 조절하는데, 크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현대인은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교감신경이 늘 우위에 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장박동과 호흡이 빨라지면서 흥분상태로 치닫는다. 현대의 거의 모든 만성질환 원인이 바로 부교감신경의 극적인 저하 때문이다.
 
명상은 현대 부교감신경을 높이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요가, 복식호흡, 단전호흡, 마인드풀니스, 참선 등과 같은 수행법을 총칭해 명상이라고 보면 된다. 문제는 기존 명상 방법들이 너무 어렵거나, 비용이 들거나, 종교 색채를 띤다는 점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
 
반면 숨 참기는 단순하다. 그저 숨을 8초에서 1분 가량 참으면 된다. 숨은 코로 천천히 들이 마셔 숨 참기를 하고, 입으로 천천히 뱉으면 된다. 그렇게 몇 번만 하면 바로 부교감신경이 활성화 되어 평안한 상태가 된다. 명상의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원리가 바로 ‘숨 참기’이다.
 
이것을 2012년 우연히 시작했다. 만약 그때 숨 참기를 안 했다면 진작 삶을 포기했을 것이다. 처음에 하루 5분 시작한 숨 참기를 지금은 깨어있는 거의 모든 시간에 하고 있다. 등산, 걷기, 업무, 여가, 독서, 글쓰기, 식사, 대화, 강연, 회의 중에 지속적으로 한다. 굳이 가부좌를 할 필요도 없다. 눕거나 앉거나 서거나 걷거나 달리거나 상관없이 그저 숨만 참으면 된다.
 
현대인이 느끼는 피곤함은 육체가 아니라 대부분 뇌의 피로이다. 우리가 피로할 때 찾는 에너지드링크, 담배, 커피, 설탕, 탄수화물 등은 일시적인 각성제일 뿐이다. 뇌를 순간적으로 속여 오히려 뇌의 피로를 가중시킨다. 반면 15분 정도의 숨 참기는 피로를 근본적으로 없애주고 다시 활력 있게 만든다.
 
숨 참기는 또한 집중력을 강화시킨다. 우리는 하루 중 1/3정도의 시간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에 놓인다. 일명 ‘멍 때리는 시간’인데 이때 온갖 잡념이 떠올라 번민의 고통에 빠지게 된다. 숨 참기는 마법처럼 이 시간을 평안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바꿔준다.
 
신이 현대인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 바로 숨 참기다.
자, 이제 여러분도 숨 참기를 통해 ‘미치도록 행복한 삶’을 맛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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