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에 사그라진 경매열기…응찰자수·낙찰가율 모두 하락

2018-09-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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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동부지방법원 입찰법정에서 응찰자들이 집행관의 낙찰가액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윤지은 기자]


 '9·13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법원 경매 열기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17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법정은 162명의 응찰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룬 지난 10일과 달리 한산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서울동부지방법원 입찰법정에선 입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며 동부5, 6, 7계 등록 물건 입찰이 시작됐다. 시작이 10분가량 늦어진 이날 법정엔 지연된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방문객이 많지 않았다. 그나마 자리한 사람들 대부분은 입찰 계획 없이 참관을 위해 들렀거나 교육을 위해 찾은 경매학원생들이었다.
 일찍이 법정 안에 자리잡고 있던 한 여성은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아 놀랐는데 알고 보니 교육팀이 두 팀이나 왔더라”고 말했다. 
  이날 입찰은 일부 물건이 입찰자를 찾지 못해 유찰되고, 물건당 입찰자도 한두 명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아파트 가운데 가장 주목 받은 건 6명 정도의 대리인이 붙은 동부5계 물건이었다. 이 물건은 강동구 암사동 소재의 선사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4㎡짜리로 감정평가액과 최저매각가격이 모두 6억원이다. 이날 최고가 7억4000만100원에 낙찰됐다. 이어 집행관이 차순위 가격인 7억3999만원을 부르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3주째 경매법원을 찾았다는 한 남성은 “오늘 물건은 전주랑 비슷한 거 같은데 낙찰가액만 놓고 보면 2억원 정도 떨어진 것 같다. 보통 (감정평가액) 5억원짜리가 8억4000만원에 낙찰되는데, 오늘은 6억~7억 수준에서 낙찰됐다. 감평액보다 1억원 정도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된 느낌”이라며 “정부 규제 영향이 있을 것이다. 이제 임대매매사업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밖에 안 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정부는 주택담보 임대사업자 대출의 LTV를 40%로 강화했다. 이전까지는 임대주택의 80% 수준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선사현대아파트에 입찰했다는 한 남성은 “나는 자금 여력이 괜찮아서 왔지만 힘들었으면 못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 앞을 서성이던 또 다른 남성은 “원래 금액이 큰 물건에 입찰하려고 했는데 투자금액을 다소 낮췄다”면서 “대출규제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돼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부7계의 다세대 매물인 광진구 광장동 소재의 유천빌라 2동 3층 302호는 29명의 입찰자가 붙어 이날 법정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다. 이 빌라는 감정평가액 12억1000만원, 최저매각가격 7억7440만원짜리 물건으로 이날 최고가 10억3760만원에 낙찰됐다. 차순위 매수용의자는 9억7160만원을 신고했다.

유천빌라에 입찰했다는 한 여성은 “원래 복도에 사람이 꽉 찼는데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다”며 “정부에서 대출을 규제한다고 하고, 무주택자들은 주택 청약 쪽으로 빠질 계획이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13일 서울 등 투기과열·조정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추첨제 공급분은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한다는 내용의 청약제도 개편안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청약통장을 장기보유하고 있는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자 3일만인 지난 16일 규제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추첨 물량을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게 함께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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