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경기둔화 등 이유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석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10일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통계에 따르면 8월 중국 광의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176만1344대에 그쳤다고 중국 인터넷 매체 화얼제젠원(華爾街見聞)이 11일 보도했다. 광의승용차는 세단, 다목적자동차(MPV), SUV, 그리고 승합차를 모두 포함한다.
앞서 6월 3.5%, 7월에도 5.4% 하락한데 이어 석달째 감소세를 보인 것. 이로써 1~8월 광의승용차 누적 판매량은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구체적으로 세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89만2701대, MPV 판매량이 10.8% 줄어든 12만4960대, SUV 판매량이 8.5% 감소한 71만6527대, 승합차가 11.8% 감소한 2만7156대를 기록했다.
중국 창청(長城)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8월 중국 자동차 시장이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인 건 예상했던 결과라며 차량구매세 감면 종료, 실물경기 둔화, 미·중 무역전쟁 등이 올 한해 중국 자동차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중국 자동차 판매량 상승을 견인했던 SUV가 지난 6월부터 석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년간 중국에서 SUV 판매량은 빠르게 늘어나 한때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45%에 육박하기도 했다.
중국 자동차상업평론(汽車商業評論)은 세단과 비교해 경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SUV는 일종의 '경기 나침반'이라 볼 수 있다며 SUV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구매력이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또 SUV 중량급 신차 출시가 늦어지고, 시장 점유율도 거의 정점에 달한 것도 SUV 판매량이 꺾인 주요이유라고 덧붙였다. 중국 화창(華創)증권도 SUV는 전체적으로 유지비 부담이 커서 경기둔화 직격탄을 맞는다고 설명했다.
추이둥수(崔東樹) CPCA 비서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에 '겨울이 찾아왔다'며 "SUV 수요가 올 한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둔화에 맞서 중국 최대 SUV 제조상인 창청자동차는 9~10월 대대적인 마케팅 할인행사를 벌여 주력 SUV 모델인 '하포(哈弗)' 가격을 최대 27% 내린다. 이를 통해 올 한해 목표 판매량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 부진에 자동차 관련주도 홍콩증시에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잇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창청자동차와 광저우자동차 주가는 각각 53%, 45% 하락했다. 투자자문회사 샌포드 번스타인(Sanford C. Bernstein & Co)는 중국 자동차 기업 주가 목표치를 22% 하향 조정하며, 올 하반기 중국 자동차 재고량 증가와 가격 인하로 생산과 순익이 압박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