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요청한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10일 강하게 반발했다. 바른미래당 또한 오는 18일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비대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들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이 제출된다. 이 부분은 단호한 입장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북핵이 폐기될까 하는 의구심과 사안들이 너무나 많다"며 "정말로 북핵을 폐기하겠다면 핵 물질을 신고하고 검증받는 것이 뭐가 힘들겠느냐"라고 했다.
이어 "특히 대통령 주변에서 심각한 얘기들이 나온다. 비핵화 문제에 매달리면 남북관계가 안 풀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그런 만큼 더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입장을 단단히 해서 처리해야겠다"고 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비준 동의안 처리 대신 국회 지지 결의안 처리를 요구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내부 갈등 등을 고려한 탓인지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면 비준 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 추후 합의가 도출되고 구체적인 남북 양측의 의무 이행사항이 포함되면 그 때 판문점 선언과 함께 비준 동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을 비준 동의해서 국내법적 효력을 갖게 해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겠다는 의도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이것도 조급해서는 안 된다. 천천히 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비준 동의 대상은 구체성과 사후성이 중요한 요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판문점 선언은 정치적 의지가 강해서 구체성이 미흡하다"며 "애매모호한 추상적 합의에 국회가 동의하면 입법부가 행정부에 부여하는 사안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 합의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면 김관영 원내대표가 제시한 대로 여야 만장일치로 판문점 선언 국회 지지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날 열린 국회의장-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는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문제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11일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을) 국회로 보내오면 충분히 논의하고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이후에 결과를 보면서 우리가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