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첫 거래 이후 47년 만에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두고 진행된 미국과 멕시코 간 양자 협상 타결 등으로 글로벌 통상 갈등 확산 우려가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 지수는 마지막 거래일 대비 71.92포인트(0.91%) 상승한 8017.90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초 7000선을 돌파한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8000선을 넘어선 것이다. 나스닥이 8000선을 돌파한 것은 첫 거래가 시작된 1971년 이후 처음이다.
실제로 나스닥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2만6049.64에 거래를 마치면서 7개월여 만에 2만6000대를 회복했다. S&P 500 지수도 2896.74에 마감해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유럽증시의 주요 지수도 일제히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8일 도쿄 주식 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2만2813.47로 마지막 거래일 대비 13.83포인트(0.06%) 오르면서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닛케이지수가 6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은 16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2017년 10월 2~24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지수도 3.82포인트(0.17%) 높은 2303.12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탄탄한 경제 지표를 명분으로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증시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우려가 아직 남아 있는 데다 나프타 협상이 완전 개정되려면 또 다른 무역 당사자인 캐나다와의 협상도 마무리지어야 하지만 무역 긴장이 다소 완화되면서 당분간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B 라일리 FBR의 아트 호간 수석 시장 전략가는 "최근 시장의 가장 큰 역풍은 무역분쟁이었다"며 "무역 관련 우려가 줄어들면 주가가 지금보다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나프타를 '재앙'이라고 비판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해 4월 나프타 무역협정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나프타가 발효된 지 24년 만인 지난해 8월 16일부터 미국과 멕시코 간 재협상이 시작됐고, 1년여의 협상 끝에 자동차와 철강 같은 역내 제품 사용 기준 강화 등의 내용에 극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