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국내 전기를 독점 생산·판매하는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매출액 대부분(96%, 2018년 상반기 기준)이 국민을 상대로 한 전력판매 수입에서 나온다. 또한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한국중부발전 등 6개 발전 자회사를 거느리며, 이들은 한전을 주요 고객으로 하여 전력을 판매한다. 박근혜 정권 기간 한국전력이 내놓은 매 상반기 영업이익은 2013년을 제외하고 2조3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대를 유지했다. 2015년 한전은 직원 1인당 평균 2000만원씩, 총 3600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가 이듬해 여름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때마침 2016년 6월 평균 SMP(계통한계가격)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기록인 65.31원/㎾h까지 뚝 떨어졌다. 그해 한전은 6조2000억원이 넘는 엄청난 전기 판매수익을 올렸다. 10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던 2013년보다 발전용 LNG 수입량을 19.3%나 줄였기 때문이다. 전기 도매가격인 SMP는 2009년 7월에도 당시 최저치인 66.39원/㎾h였다. 이때도 한전은 3조5958억원이라는 막대한 전기 판매수익을 기록했다. 한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2009년 전력구입 원가는 겨우 28조4726억원이다. 또한 2009년 발전용 LNG 수입은 9135t으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013년과 비교해 고작 48% 수준이었다. 당연히 LNG 수입총액이 줄어들고 막대한 선박임대(용선)비용도 절약했으리라는 추측이 어렵지 않다. 이렇듯 한전 영업이익(손실)은 발전단가, 특히 가스 등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전력거래소가 매달 발표하는 ‘전력계통 운영실적 집계’를 살펴보면 금년 상반기 현재 발전설비 현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한전 자회사가 76%이고 민간 회사는 24%이다. 이를 다시 발전원별로 구분해보면 가스(36%), 석탄(33.5%), 원자력(20.8%), 수력(5.9%), 유류(3.8%) 등 순이다. 민간회사는 가스(21.3%)가 대부분이다. 2018년 8월은 아직 며칠 남아서 SMP도 집계되지 않았지만 78.3(26일)과 95.78(9월 1일) 사이 중간쯤에서 결정될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생각보다 그리 높지는 않다. 전력시장통계에 따르면 한전이 성과급 잔치를 벌인 2015년 전력거래가격은 ㎾h당 평균 84.04원이었다. 연료원별 ㎾h당 정산단가는 원자력 62.69원, 석탄 72.23원, LNG 128.29원, 유류 150.29원 등이었다. 탈(脫)원전 정책을 편 지난해에는 원자력이 다소 하락한 60.76원이었으나 석탄은 약간 상승한 78.97원이었다. 유류도 다소 상승한 165.4원이었지만 LNG는 오히려 19.2%나 하락한 103.67원이었다. 따라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가스발전 가동을 늘린 게 한전 적자의 주된 원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