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 관련 양자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또 다른 협상 당사자인 캐나다를 압박한다는 방침이어서 캐나다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프타 개정에 앞선 멕키코와의 양자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양국이 나프타 재협상에 착수한 지 1년만에 결론을 낸 것이다.
나프타가 개정되려면 남아 있는 당사자인 캐나다가 미국과 멕시코 간에 타결된 잠정안에 합의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11월 말 퇴임하는 니에토 대통령의 임기 안에 양국 의회 비준 절차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백악관 측은 이번주 안에 미 의회에 협상 결과를 통보, 비준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 타결을 지렛대 삼아 또 다른 협상 당사자인 캐나다를 압박하려는 이유다. 일단 미국 정부는 캐나다와의 협상도 이번주 내로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캐나다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방법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도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나프타를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해 4월에는 무역협정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발효된 지 24년 만인 지난해 8월 16일부터 재협상이 시작됐다.
미국과 멕시코는 협상의 주요 쟁점이었던 △ 멕시코산 자동차의 무관세 조건 조정(역내 부품 비율 62.5%→75%) △ 일몰조항 협정 6년마다 재검토 △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 반덤핑 분쟁해결 위원회 폐지 등의 분야에서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캐나다는 반덤핑 분쟁해결 위원회에 대해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을 '미-멕시코 무역 협정'으로 칭하면서 '나프타'라는 명칭에 대한 개정 의사를 밝혔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나프타 명칭 개정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사항이 없다"면서도 "캐나다가 합의하지 않더라도 미국과 멕시코 간 양자 합의는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