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의 진로가 예상보다 크게 바뀌면서 ‘후지와라 효과(Fujiwhara effect)’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태풍 솔릭이 전날과 다르게 동쪽으로 방향을 크게 꺾을 것으로 예측됐고, 이로 인해 제20호 태풍 시마론(CIMARON)과 마주쳐 ‘후지와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후지와라 효과’란 2개의 태풍이 인접한 곳에 있을 경우, 서로의 이동 경로나 세력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은 열대성 저기압 2개가 1000~1200k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만날 때 발생한다. ‘후지와라 효과’의 명칭은 지난 1921년 처음으로 이 현상을 설명한 일본 기상학자 후지와라(Fugiwhara)의 이름을 따 붙여졌다.
우리나라에 발생한 후지와라 효과로는 지난 2012년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북상하면서 하루 먼저 발생해 대만에 있던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을 끌어들여 동쪽으로 역회전, 볼라벤이 덴빈보다 한반도에 먼저 진입하는 경우가 있었다.
최근 제19호 태풍 솔릭 뒤를 제20호 태풍 시마론이 바짝 추격하면서 6년 전에 나타났던 후지와라 효과가 재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고,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후지와라 효과가 나타나면 태풍의 진로 예측이 불확실해져 태풍 대비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오전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동쪽으로 방향을 크게 꺾을 것으로 예보했다. 이는 전날 태풍 솔릭이 올곧게 북상할 것이라는 예보와는 차이가 난다. 20호 태풍 시마론은 오전 3시경 일본 오사카 남쪽 약 700km 부근 해상에 상륙했고, 24일 오전 3시쯤 독도 동쪽 약 260km 부근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