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도시 집값에 이어 이번엔 주택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대도시 집 월세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20~30%씩 뛰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 7~8월 졸업·취직 시즌이 겹쳐 주택 임대시장 성수기라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베이징에서 최근 월세 가격 안정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고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현지언론이 22일 보도했다.
◆ 한달새 30% 이상 오른 베이징 집 월세
최근 치솟는 월세 가격이 중국 사회 여론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여론의 불을 지핀 건 최근 중국 부동산 연구소인 베이커연구원(貝壳硏究院)의 베이징 주택 임대료 통계 자료였다.
통계에 따르면 7월 베이징 월 주택 임대료는 1㎡당 평균 91.5위안(약 1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대비 2.2% 상승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순이(順義)구, 둥청(東城)구 주택 임대료는 전달 대비 평균 10.7%, 10.5% 올랐다. 연구원은 둥청구 모 아파트 단지 월세는 전달 대비 36%, 하이뎬(海淀)구, 시청(西城)구 등 일부 아파트 단지 월세도 20%씩 올랐다고 발표했다.
중국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21世紀經濟報)가 22일 중국부동산협회에서 제공하는 집값 동향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중국 11개 주요 대도시 주택 임대료 상승 폭을 봐도 그렇다. 11개 도시는 각각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청두·충칭·톈진·항저우·난징·칭다오·샤먼이다.
이중 청두, 광저우, 선전의 집 월세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0% 이상씩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징, 상하이 평균 집 월세 가격도 20% 남짓 올랐다. 11개 주요 대도시 주택 임대료의 전년 동기 대비 평균 상승폭은 22.12%로 집계됐다.
다만 21세기경제보는 중국 주요도시 월세 가격 상승은 대부분 단기적이라며 신규 물량 증가로 월세 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악덕 중개업소 '철퇴'···장기 임대주택사업자엔 '경고'
치솟는 월세 가격을 잡기 위해 베이징시 당국은 우선 무질서한 주택 임대시장부터 철퇴를 가했다. 베이징 주택도시건설위원회는 지난 21일 공안국, 공상국 등 산하 부처와 악덕 중개업소 신고 핫라인을 개설했다.
불법 행위가 난무한 주택 임대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시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무면허 영업, 월세 가격 부풀리기, 임대료나 보증금 가로채기, 허위매물이나 광고, 불법수단 동원한 임차인 쫓아내기, 한 주택에 칸막이 벽을 쳐서 따로 임대하는 행위 등이 모두 신고 대상이다.
베이징시는 악덕 중개업소에 대한 처벌 강도를 강화해 영업을 취소 혹은 중단시키거나 형사처벌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집 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수급 불균형, 물가 상승, 계절적 요인 등이 좌지우지 한다. 특히 7~8월은 대졸자 구직 시즌으로 주택 임대시장 성수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장기 임대주택 사업자들이 주택을 대량 매입해 고가에 임대를 주면서 월세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이에 베이징시는 앞서 쯔루(自如) 샹위(相寓) 단커궁위(蛋壳公寓) 등 주요 장기 임대주택 사업자를 소환해 면담하는, 이른 바 '웨탄(約談)'도 실시했다.
웨탄 후, 쯔루는 지나 20일 '주택임대시장 건강안정한 발전에 관한 설명'을 발표해 향후 3년간 월세 가격 안정을 위해 베이징에 신규 임대주택 매물 8만개를 공급해 월세 가격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또 전국 도시 90%에서 임대주택 계약 연장 시 월세 상승폭이 5%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