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겨냥 美 규제에 실리콘밸리 떠나는 '중국'...부메랑 되나

2018-08-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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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중국 내 단속 강화, CFIUS 권한 강화 예고에 떠나는 '차이나머니'

기술유출 막다 실리콘밸리 등 美 '자본'과 '인재' 잃을 수 있다, 우려 증폭

[사진=바이두]



미·중 무역전쟁과 이에 따른 미국의 규제 강화가 중국은 물론 미국의 하이테크 기업에도 상당한 타격을 준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하이테크의 산실인 '실리콘밸리'도 예외가 아니다. 안팎으로 압박이 커지자 미국으로 몰렸던 차이나머니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잘 배운' 중국계 고급인력이 창업이나 귀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도 미국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차이징(財經)은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보여왔던 차이나머니 등이 거세지는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 실리콘밸리를 떠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로듐그룹이 지난 6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중국의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와 직접투자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92% 급감한 18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7년래 최저치다.

차이나머니의 엄청난 먹성을 주도했던 하이항(海航)그룹, 완다(萬達)그룹, 안방보험 등도 힘을 잃었다. 심지어 이들 기업은 최근 미국 내 부동산 등 자산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지난 19일(미국 현지시간)에도 안방그룹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엑세스 하우스 등 15개 호텔 매각을 선언했다. 하이항의 경우 최근 맨해튼 오피스 빌딩 '245 파크 애비뉴'를 매각했는데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맨해튼 트럼프 타워 인근 21층 빌딩도 팔라는 명령을 내렸다.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분위기인 데다 외화유출을 차단하고 금융 레버리지를 축소하려는 중국 당국의 단속 강화도 배경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CFIUS 권한을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서명했다. 앞서 미국 상하원을 통과했고 10월 1일 발효 예정이다.

알리바바의 머니그램 인수 등에 제동을 걸었던 CFIUS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이 골자로 앞으로 CFIUS는 '미국의 중요한 인프라와 하이테크 기업' 관련 모든 외국 투자안을 심사하고 대통령에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외국기업이 지배 지분을 가진 경우로 제한됐던 범위를 크게 확장한 것이다. 미군기지, 항구 주변 부동산 거래도 심사 대상이다.

기술과 기밀 유출을 막겠다는 의도지만 중국자본 등의 이탈로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증폭됐다. 

기술 개발의 주체인 '인재'도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인 고급인력에 대한 미국의 단속, 특히 하이테크 스타트업 관련 인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에서 유학하고 미국 기업에서 일해 온 '인재'들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우수한 인재가 미국에서 '잘 배워' 귀국한다면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로 오히려 미국이 인재를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최근 미국 내 유학생 3명 중 1명은 중국인으로 실리콘밸리 등 하이테크 분야에 중국계 기술인력도 깊게 침투해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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