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교포 이민지가 자신의 스물두 번째 생일에 생애 네 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트로피를 선물로 받았다.
이민지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이민지는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내며 마지막 홀까지 추격한 김인경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이민지는 마지막 홀까지 김인경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경기 초반 이민지의 기세는 매서웠다. 2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4~5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3타를 줄여 2위 그룹과 간격을 벌렸다.
4타 차까지 달아났던 이민지는 김인경의 추격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인경은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뒤 10~11번, 13~14번 홀에서 두 차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순식간에 4타를 줄여 이민지를 따라잡았다.
거센 추격에도 이민지는 침착했다. 공동 선두를 내준 뒤 14번 홀(파5)에서 곧바로 버디를 낚아 다시 단독 선두로 나섰고, 김인경이 15번 홀(파4)에서 뼈아픈 3퍼트 보기를 범해 2타 차로 벌어졌다.
이민지는 15번 홀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넣으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대회 내내 가장 어려운 홀로 플레이된 17번 홀(파4)을 넘기지 못했다. 김인경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먼저 경기를 끝냈고, 이민지는 17번 홀에서 파 퍼트를 놓치면서 39홀 만에 보기를 범해 공동 선두가 됐다.
이민지는 18번 홀에서 버디 이상을 기록해야 연장전 없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이민지는 티샷이 나무에 가려져 5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시도했다. 절묘한 페이드 샷으로 나무를 피해 그린 주변에 떨어뜨렸다. 결정적인 세컨드 샷이었다. 긴장되는 순간에도 여유롭게 어프로치를 홀 가까이 붙인 뒤 가볍게 챔피언 퍼트로 버디를 낚아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첫 우승과 통산 8승을 노린 김인경은 버디 7개를 잡았으나 보기 2개를 범해 아쉽게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올 시즌 두 번째 준우승.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3~4라운드 연속 67타를 치며 이번 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이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는 저력을 보이며 14언더파 단독 3위까지 올라섰다. 임신 중에 경기에 나선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우승 경쟁을 벌이다 마지막 17~18번 홀에서 3타를 잃으며 11언더파 공동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지은희가 10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랐고, 김세영은 이날 2타를 잃어 7언더파 공동 2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정은과 강혜지는 6언더파 공동 32위, 김효주(공동 40위)와 유선영(공동 48위)은 40위 밖으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