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논란 대진단]“내수 안좋은 게 사실인데, 낙관 어떻게 하나"...내수시장에 대한 정부·시장 시각 엇갈려

2018-05-22 16:35
  • 글자크기 설정

김동연 부총리,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취약계층 소득 여건 개선 성과 거둬" 낙관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 5개월 연속 하락세...지수 100은 넘어 낙관과 비관 격차 보여

해외 소비 증가율이 국내 소비 대비 8개 가량 높아...해외 소비 증가 패턴으로 시장 변해

성태윤 교수, "경제부처가 정책 결정하고, 현실에 맞는 정책 펼쳐야 할 때"조언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내수시장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 뒤섞이고 있다. 문제는 내수시장 위축에 대해 정부와 시장 간 체감격차가 크다는 데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문재인 정부 1년을 평가하며 “실물 측면에서 3월 소비가 3개월 연속 증가했고, 3월 투자 다소 조정됐지만 1분기는 양호한 모습”이라며 “소득주도 성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9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 다른 지표보다 반갑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취약계층의 소득 여건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자가 182만명이 넘었고, 107만명이 돈을 받기 시작하는 등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문 정부 출범 1년간 경제변화에 대해 정부가 긍정적으로 자평한 셈이다.

그러나 실제 업계와 정부가 내수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각기 다르고, 체감도 역시 천지차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7.1로 전월 대비 1.0p 하락했다. 5개월째 소비자심리지수가 내리막을 달린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내수 시장에 대한 기대치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다만 긍정적인 전망을 나타내는 지수 100을 넘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시장 체감도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보이지 않은 것과 격차가 생긴다는 얘기다.

업계와 학계는 소비 패턴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거주자의 해외 소비 지출액은 8조437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9%까지 증가한 규모다.

반면 거주자의 국내 소비 지출액을 보면, 196조12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 증가하는데 그쳤다. 증가율로 볼때 거주자의 해외 소비가 국내 소비의 7.9배에 달하고 있다는 얘기다.

해외소비의 상당 부분은 해외여행이 차지한다. 지난해 여행지급과 여행수지(여행수입-여행지급)는 각각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인 306억30만 달러, 171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 역시 171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9.7%나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해 소득규모를 높인 뒤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오히려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면에는 현 정부 경제팀의 역량 부족을 탓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청와대발 경제정책에 부처가 뒤따라가면서 현장에 맞는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비난도 이어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정책은 경제부처에서 해야 하는데, 실상 경제부처에서 정책을 결정한 것이 아닌 상황”이라며 “이제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서부터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쳐가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