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의 장례식이 3일장으로 치러진다. 평소 소탈했던 고인의 뜻을 유족들이 받들어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20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날 숙환으로 별세한 고(故) 구본무 회장의 장례식을 고인의 뜻을 받들어 3일장으로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오니 너른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 구 회장의 장례절차도 비공개이며 장지도 알리지 않기로 했다.
이는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왔으며,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아했던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다.
당초 재계는 구 회장의 장례는 ‘글로벌 LG’를 이끈 3세대 경영인이었던 만큼 회사장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회사장은 보통 5일간 진행되며 그룹으로서는 주로 오너 일가나 회사에 공을 세운 전문경영인이 타계할 경우 최고 예우를 갖춘다는 의미가 있다.
앞서 2014년 타계한 아주그룹 창업주 문태식 명예회장, 2016년 타계한 범 LG가의 고(故)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이수영 OCI 그룹 회장의 장례식도 회사장이자 5일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9시52분 구 회장은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는 평소 뜻에 따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했다.
상주는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가 맡는다. 부인 김영식 씨와 두 딸 연경, 연수씨가 빈소를 지킬 예정이다.
구 회장은 창업주인 고 구인회 전 회장과 부친 구자경 명예회장에 이어 LG그룹의 '3세대 총수직'을 23년간 수행하며 LG전자와 LG화학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을 키워냈다.
생전 구 회장은 겸손한 품성과 재벌 총수 같지 않게 매우 소탈하고 검소한 면모를 지녔다. 구 회장을 처음 만난 사람은 대부분 놀라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구 회장이 부장 시절 해외출장을 함께 간 기업인사가 나중에 귀국해서야 동행한 구 회장이 그룹 회장의 맏아들임을 알고 놀랐다는 사실이 전해질 정도였다.
주요 행사에 참석하거나 해외 출장 시에도 비서 한 명 정도만 수행토록 했고, 주말에 지인 경조사에 갈 경우에는 비서 없이 홀로 가는 경우도 있다. 수수한 옷차림에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직원들과도 소탈하게 어울리는 회장으로 재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회장 취임 초 그룹 임직원들을 시상하는 행사에 직원들과 똑같은 행사로고가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인재 유치 행사에서는 300여명에 달하는 참가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학생들의 요청에 흔쾌히 셀카 사진도 함께 찍으며 격의 없이 어울리기도 했다.
또 행사장에서 만난 학생들이나 직원들에게 격의 없이 다가가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라고 먼저 권하기도 하는 등 자상하고 마음씨 따뜻한 회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