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행운아다.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물러날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하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CJ 제6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채욱(72) CJ그룹 부회장은 40년 경영활동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 이날 의장으로서 마지막 주총을 마친 이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29일 주총이 끝난 현재까지도 CJ그룹 임직원들은 “이채욱님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라며 못내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이재현 CJ 회장이 사업을 잘하고 경영을 많이 하는 사람인데 건강 등 문제로 공백이 있었다. 이제 모든 것 회복하고 ‘그레이트(GREAT) CJ’를 향해서 잘 될 거라 믿는다”며 “지난 5년간 CJ와서 이 회장 은덕을 입었다. 그래서 마무리도 아름답게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후 주총장을 빠져 나갔다.
이 부회장을 배웅한 직원들은 마지막 인사를 건넨 후, 승강기 문이 닫힐 때까지 한동안 숙인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샐러리맨 신화를 쓴 전문경영인이다. 19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해외사업본부장, 삼성GE의료기기 사장 등을 지내고 GE코리아 회장, GE헬스케어 아시아총괄사장, 인천국제공항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그를 2013년 CJ대한통운 대표로 영입했다. 2014년 CJ그룹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전문경영인(CEO)으로 처음 지주사 부회장직에 오른 인물이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 공백 기간 4년 동안 비상경영위원회 주축으로 CJ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로 CJ그룹 매출액은 2013년 25조6000억원에서 2016년 31조원으로 늘었다.
최근 그는 건강 악화로 여러 번 퇴진 의사를 밝혔다. 이재현 회장은 만류 끝에 결국 이 부회장 의사를 받아들이기 했다. 다만 CJ그룹은 이 부회장의 공로를 예우해 부회장 직함을 계속 유지하도록 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과 동남아 등지를 오가며 건강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