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에 봄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양국 관계 악화로 중단됐던 중국 지방 정부와의 경제통상협력 채널이 재가동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14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중국 산둥성 지방정부와 정례 협의체인 '제2회 한·산둥성 경제통상협력 교류회'를 개최했다. 2016년 7월 산둥성에서 열렸던 첫 회의 후 두 번째다.
그는 이어 "이번 회의를 위해 산둥성은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웨이하이(威海)시, 옌타이(煙臺)시 등의 부시장 등을 포함해 총 16개 시·현으로부터 170여명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우리나라와 교역·투자 활성화에 큰 관심을 표명하며 한국·산둥성 간 협력을 위한 노력과 의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산둥성은 우리기업의 중국 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 중 하나다. 한국의 대(對)산둥성 투자법인 수는 지난해 9월 기준 8338개로 중국 전체 투자법인의 31.2%에 달한다.
누적 투자금액 역시 142억 달러에 달해 중국 전체 투자액의 18.3%를 차지했다. 한국과 산둥성 교역도 중국 지방 정부 가운데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활발하다. 지난해 한·산둥성 교역액은 308억 달러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규정한 한·중 지방경제협력 시범구와 한·중 산업협력단지를 모두 보유한 지역으로, 양국 간 교역에 있어 다양한 분야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한·중 산업협력단지의 경우 우리 기업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양국은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산업협력단지를 설립·운영·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한국에선 새만금이 산업협력단지로 선정됐고 중국은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 산둥성 옌타이시,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시를 지정한 바 있다.
이호준 산업부 통상협력국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을 통한 교역·투자 확대 △서비스 분야 협력 다변화 △한·중 산업협력단지·지방경제협력 시범구를 활용한 협력 등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산둥성 셔춘밍(佘春明) 상무청장과 한·산둥성 정부 간 공동 실무회의를 개최해 한·중 산업협력단지와 지방경제협력 시범구 활용방안, 보건의료 등 분야의 협력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산둥성 정부는 특히 한·중 산업협력단지를 활용한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양 산업협력단지 간 정기적인 기업시찰단을 파견하는 것을 제안했으며, 양측이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키로 했다.
양국 지방경제협력 시범구 간의 협력과 관련해서는 중국 측은 산둥성이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의 선행도시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우리나라와 서비스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그간 인천시·웨이하이시 간 다양한 시범사업을 진행해온 만큼,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에 따른 새로운 분야 협력에 있어서도 많은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지난 회의 시 체결했던 연세의료원·신화금그룹 간 보건의료분야 한·중 합작병원 설립 관련 양해각서(MOU)와 관련해 현재 건설 중인 칭다오 세브란스 병원의 성공적인 개원을 위해 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밖에 산업부는 산둥성 내의 주재원 비자 최초발급 및 갱신 시 2년 기한 부여와 웨이하이 세관에서의 화물 세관 검사 일수 단축 등 우리기업 애로사항을 제기했으며, 산둥성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시·현에 협조를 요청하고 지속적으로 후속상황을 점검할 것을 약속했다.
한진현 무역협회 부회장은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후속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이 시점에 교류회 개최는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이번 교류회를 계기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우리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산둥성과 더욱 활발한 비즈니스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만금개발청은 산둥성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을 새만금에 초청해 '새만금 한·중산업협력단지 투자환경 설명회'를 개최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산둥성으로부터 새만금 한·중산업협력단지에 대한 기업 투자와 지방정부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에서는 새만금 투자 환경과 각종 투자 혜택(인센티브) 등을 소개하고, 전라북도와 산둥성 기업 간 기술 교류·사업 정보 등을 공유하는 투자협력 교류회도 함께 진행됐다.
배호열 새만금개발청 투자전략국장은 설명회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지이자 산업·물류·관광의 거점으로 개발하기 위해 공공주도 매립과 기반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중 정부 간 소통이 재개된 만큼 양국 정부 협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새만금 한·중 산업협력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델이자 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새만금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