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헌 수원시 영통구청장, “일에 충성할 수 있으니 큰 보람”

2018-03-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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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만나고 싶었습니다]

성실함·포용력 갖춘 37년 행정 베테랑

생각은 ‘순수 소년’, 마음은 ‘열혈 청춘’

“진심 있다면 안 될 일 어디 있을까요”

박래헌 수원시 영통구청장이 구청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중근 기자]


크든 작든 한 기관이나 단체의 장(長)은 여러 가지 자질을 갖춰야 한다. 방향성, 책임감, 리더십, 소통능력, 인생관, 국가관, 세계관···. 인성(人性)은 기본이다.

경기도 도청 소재지 수원시. 수원의 중심은 4개 구 중 하나이자 가장 늦게 탄생한 신생구인 영통구다. 영통구의 장은 어떤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어떤 생각으로 구정을 펼치는지 박래헌 영통구청장을 12일 만나봤다.
“구청장으로 근무한다는 건 참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입니다. 시민의 삶의 질과 밀접한 행정을 펼칩니다. 늘 생동감이 넘치지요. 주어진 일에 충성과 최선을 다할 수 있고, 발생하는 문제를 능동적이고 진취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구청장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1981년 2월에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37년째를 맞는 행정 베테랑이지만 생각은 ‘순수 소년’이고 마음은 ‘열혈 청춘’이었다.

"영통구의 특징과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거침없는 물줄기처럼 시원한 대답이 들려왔다.

"우리 구의 평균 연령이 33.8세예요. 세계 일류기업인 삼성도 있고, 훌륭한 인프라를 갖춘 광교신도시도 있어요. 광교에는 컨벤션센터도 들어서고, 경기도청과 법원도 위치합니다. 시민의식도 높고 젊음과 에너지가 폭발하는 곳이죠. 자부심을 느낍니다."

박 구청장은 인터뷰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젊음과 문화, smart(스마트) 영통!’을 구의 슬로건으로 채택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문화는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테이블에 꽃 한 송이 놓기, 1인 1악기 다루기, 1가구 1그림 소장하기, 책읽기 같은 쉬운 것부터 하면 됩니다. 우리 구에서 재즈 페스티벌과 상시 공연 등 구 요소요소에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박 구청장은 ‘행정의 힘’을 강조했다. 그에게 ‘행정의 힘’은 ‘군림’이 아니라 ‘서비스’였다. “합리적이고 합법적이고 정의로운 일이라면 행정의 힘이 발휘돼야 합니다. 그게 바로 선(善)입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죠.”

그는 리더의 자질로 ‘성실함’과 ‘포용력’을 꼽았다. 성실함이 선행되고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어야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또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에 해답이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국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자치분권개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민선시대가 열린지 20년이 지났습니다. 그만큼 국민 수준이 높아지고 성숙해졌습니다. 더 이상 중앙 정부에 모든 권한을 맡겨 놓아서는 안 됩니다. 지역의 일은 지역에서 알아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치분권개헌이 필요한 겁니다.”
 

영통구의 지역 특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래헌 영통구청장. [사진=김중근 기자]


박 구청장은 선진 시민의 전제 조건으로 ‘참여정신’을 꼽았다.

“참여 정신이 성숙한 사회를 만듭니다. 광장민주주의, 촛불민주주의도 참여로 인해 만들어졌잖아요. 옛날에는 대동회를 통해 이장과 반장, 부녀회장을 뽑았지요. 같이 상여를 메고 가는 것도 참여입니다. 참여할 때 교류되고 화합하게 되며, 나아가 기본질서가 지켜지게 됩니다.”

‘공직자의 길’을 묻는 질문에는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고 대답했다. 순천(順天)은 도리를 따르는 것이고, 역천(逆天)은 도리를 거스르는 것이다. 그는 순천을 긍정적 사고로, 역천을 부정적 사고로 풀이했다.

오랜 세월의 행정 경험을 통해 그가 깨달은 것은 ‘합리’였다고 했다. 법적인 근거도 중요하지만 사안을 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고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합리가 잣대의 기준이 돼야 합니다. 법이 뭐 별건가요. 물이 제 갈 길을 아는 것이 법이지요.”

사람은 평판을 먹고 산다. 그리고 그 평판이 자신의 운명을 좌우한다. 구청장으로 부임하기 전 그는 수원시 문화체육교육국장이었다. 그 부서 직원들은 그를 '공직자의 표본'이라고 일컫는다.

기자가 그를 찾아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1960년생이라는데 어느 공직 후배의 말대로 정말 1990년생인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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