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한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의 방북 성과와 관련해 서방 주요 외신들은 북한 측의 달라진 외교 태도에 관심을 보이면서 이번 특사단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 대화에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했다. 일본 언론들도 방북 특사단과 관련한 기사를 실시간 보도했지만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서 경계감을 표명했다.
BBC는 6일 보도를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011년 지도자가 된 이후 타국 관료들을 만난 적이 거의 없다"고 설명한 뒤 "2007년 이후 처음 방북한 한국의 대북 특사단이 김 위원장과의 만찬 자리에서 웃고 악수하며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 측의 외교 태도 변화에 주목했다.
4시간 동안 진행된 만찬에는 통상 공식 행사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여동생 김여정도 배석하는 등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반도의 화해 무드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CNBC 등은 "김 위원장이 특사단에 대해서는 '한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적극적으로 진전시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북·미 대화에 대해서는 특별한 신호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안팎에서 북·미 대화를 '조심스럽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반면 북한은 자주 국방을 명분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NHK와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대북 특사단의 파견 배경과 일정 등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다만 특사단이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존의 견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핵 위협을 이유로 국방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대화가 현실화된다면 외교적 입지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북·미 대화의 조건이 '북한의 비핵화'인 만큼 특사단이 이런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대북 특사단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비핵화로 이어지기를 바라지만 북한의 외교 방식에 끌려가서는 안된다"며 "한국 측으로부터 대화 내용을 듣고 나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도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폐기에 동의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미·일 3개국 간 정보 공유를 통해 대북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