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라 한빛소프트 대표는 27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에 대한 견해를 이 같이 내비쳤다. 한빛소프트의 다양한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다는 것.
김 대표는 "한빛소프트는 게임뿐 아니라 교육, 드론, 정부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과 연계해 가치를 창출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로 앞장서겠다는 그녀의 목소리와 눈빛에는 '여장부'(女丈夫)를 연상케 하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1세대 게임회사, 블록체인 등 신사업 플랫폼 구축에 앞장
이처럼 숨가쁜 행보를 보이는 한빛소프트의 중심에는 김 대표의 거침없는 '마더십'(mothership)이 자리잡고 있다. 특유의 섬세함과 추진력으로 무장한 그녀는 한빛소프트를 단순 게임사가 아닌, 글로벌 IT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대표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ICO(가상화폐공개) 사업을 들 수 있다.
김 대표는 "암호화폐와 게임은 시너지가 큰 조합"이라며 "게임 캐시, 아이템, 보상 등이 사이버 머니 성격의 무형자산이라는 점에서 암호화폐의 성격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한빛소프트의 인기 게임 오디션을 비롯한 파트너사의 게임들에서 활용이 가능한 코인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한빛소프트는 미탭스플러스와 1000억원 규모의 ICO 대행 계약을 체결했으며, 모다·제스트씨앤티·파티게임즈와 공동 사업 및 마케팅 제휴를 위해 손을 잡았다.
김 대표는 "코인개발 백서를 이달까지 완료하고 3월부터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발 코인 사전판매 및 ICO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1세대 게임회사인 한빛소프트가 이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역할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역설했다.
블록체인이라는 신사업에 한빛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그녀의 확고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빛소프트가 전세계 수십개 국가에 진출해 약 8억명의 누적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적으로는 싱가포르, 홍콩 등 글로벌 시장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오디션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기획단계에서부터 기존 인기 게임과 블록체인 연동을 고려해 론칭하는 것은 업계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올해를 블록체인 사업 본격화 원년으로 삼고, 장기적으로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필요 이상의 규제보다는 블록체인 산업이 정착할 때까지 일정 기간의 샌드박스 포용 정책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당부했다. 정부가 해당 산업이 성장할 때까지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면서 규제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해외투자자금에 대한 열린 정책 등을 통해 국내외 암호화폐 기업 및 블록체인 관련 기관들이 과감히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주문했다.
◆교육·VR·AR·AI·드론 등 사업다각화···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역량 확보
김 대표가 블록체인 외에 주력하는 신사업 분야로는 교육 사업(코딩, 영어, 수학)을 빼놓을 수 없다. 게임과 교육을 접목한 새로운 분야에 선제적으로 뛰어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미래 인재 육성을 꾀하겠다는게 그녀의 복안이다. 영어 교육 프로그램 '오!잉글리시'와 초등수학교육 프로그램 '씽크매스', 코딩교육 프로그램 '씽크코딩', 지식 교육 O2O 플랫폼 '지덕체' 서비스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김 대표는 "교육의 기회가 특정 계층에만 쏠린 지금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오랫동안 생각했다"면서 "한빛소프트가 이를 이끌 수 있는 교육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해당 사업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가령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들의 경우 '씽크매스'를 통해 선생님과 토론하는 방식에서 재미를 느끼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능이 있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효과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김 대표는 자사의 '지덕체'를 예로 들면서 누구나 본인이 재능이 있는 분야에서 즐겁게 일하고 수익도 낼 수 있도록 돕는 한빛소프트만의 차별적 서비스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교육 프로그램도 결국 '콘텐츠'에 있다"며 "흡인력 있고 자발적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능력은 게임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우리나라 교육이 게임 형식은 아니지만 이용자가 집중하게 만드는 게임의 원리와 감성을 활용하면 효과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녀는 "게임회사 답게 우리만의 스타일로 미래의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는 그런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며 "올해는 '오!잉글리시' 중국 버전을 선보이고, '씽크매스' 프랜차이즈 사업화를 다각화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고 과학, 코딩 교육이 융합된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 외에도 한빛소프트가 VR, AR, e스포츠, AI, 드론 사업 등 영역에 제한받지 않는 무한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온라인 액션 RPG '헬게이트 런던'의 VR 버전을 상반기에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며, 오디션 IP를 활용한 '오디션 VR(가칭)'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오!잉글리시 VR 버전' 등 게임뿐 아니라 자사의 교육 분야 콘텐츠에 접목시킨 서비스도 선보이기로 했다.
그녀는 "그 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VR 역량을 게임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오디션 e스포츠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글로벌 e스포츠로 확고히 자리잡을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자회사 한빛드론을 통해 유망한 미래 산업인 드론 사업을 육성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김 대표는 "틀에서 벗어난 발칙한 상상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을 수차례 강조했다. 미혼임에 불구하고 직원들의 임신·출산을 장려하고, 탄력있는 선택근무제를 과감히 도입한 그녀의 마더십이 통(通)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