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성분 속여 판 SK케미칼·애경, 공정위 재조사 끝에 검찰행

2018-02-12 12:00
  • 글자크기 설정

공정위, SK케미칼·애경·이마트 모두 과징금, SK케미칼·애정 검찰 고발

과징금 규모 적다는 지적나와...공정위는 검찰이 수사권 발동해야 할 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브리핑에 참석, 가습기 살균제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공정위 제공]


공정위의 재조사 끝에 CMIT/MIT 등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 성분을 속여 판매한 에스케이케이칼과 애경산업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이마트 역시 이들 업체와 함께 과징금을 부과를 면치 못하게 됐다.

다만,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규모가 상당히 적을 뿐더러 그동안 제기됐던 외압의혹 해소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 7일 전원회의를 열고 △에스케이케미칼 주식회사(이하 SK케미칼) △애경산업 주식회사(이하 애경) △주식회사 이마트(이하 이마트)가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하면서, 인체의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은폐·누락하고, 안전과 품질을 확인받은 제품인 것처럼 허위로 표시·광고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공정위는 또 이들업체에게 1억3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동시에 SK케미칼 법인 및 전직 대표 3명, 애경 법인 및 전직 대표이사 2명을 각각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SK케미칼과 애경은 2002년 10월부터 2013년 4월 2일까지 CMIT/MIT 성분이 포함된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를, 애경과 이마트는 2006년 5월부터 2011년 8월 31일까지 이마트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하면서 흡입 시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정보나 흡입할 경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등은 은폐·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삼림욕 효과, 아로마테라피 효과 등의 표현을 통해 흡입 시 유익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강조하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의한 품질표시'라고 상품에 표시해 가습기살균제가 안전성과 품질을 확인받은 제품인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표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전체회의에서 CMIT/MIT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가 소비자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습기살균제는 건조한 시기에 영유아, 임산부, 노약자 등이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지속적으로 흡입하게 되며 가습기를 통해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입자(에어로졸) 형태로 분무,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게 된다.

공정위는 또 미국 EPA보고서가 SK케미칼이 생산한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성분물질의 흡입독성을 반복적으로 경고하고 있다는 점도 위해 근거로 들었다.

공정위 측은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역학조사를 통해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피해사실이 확인돼 이론적인 위해 가능성을 넘어 인체 위해성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권오승 서울대 명예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정위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평가 TF’(이하 TF)는 최종보고서를 통해 "심의절차가 지난해 종료된 가습기 살균제 표시·광고사건의 처리과정에서 실체적·절차적 측면에서 일부 잘못이 있었다"고 밝혔다.

TF는 "공정위가 인체위해성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은 이유로 공정위가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심의절차를 종료했다"며 "또 공정위는 환경부가 CMIT 피해를 인정한 내용을 담은 참고자료를 비상임위원에게 제대로 송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해당 사건 조사시 공정위가 외압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김상조 위원장 역시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조사를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재조사가 본격화됐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사건 공소시효가 많이 남지 않아 오늘 내일(12~13일) 중 검찰에 고발결정서를 송부할 계획"이며 "향후 피해자들의 보상과 민사소송에 대해서는 최대한 도움을 줄 계획이며 피해자와의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관련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외압에 의한 왜곡된 사실은 확인할 수 없었다"며 "상임위원회 비상임위원회에 대한 제도 개선 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