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지난주 대 폭락장을 펼친 가운데 가상화폐의 신용카드 구매를 금지시키는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인도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 대형은행들도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더욱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의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이하 JP모건)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은 개인 및 기업에 발급한 자사 신용카드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구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JP모건이 모든 카드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단한 반면, BOA는 일단 직불카드 거래를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다. 씨티그룹은 JP모건과 유사한 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금융당국이 돈세탁 등 가상화폐 시장을 주목하는 것도 이런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달 가상화폐 가격 조작설의 배후로 지목된 업체에 소환장을 발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JP모건 등 주요 은행들에도 가상화폐 관련 대출 등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일 오전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8810달러에 머물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9000달러대가 무너지면서 매도가 이어진 데다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가상화폐의 가격도 줄줄이 하락하면서 이날 기준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에 1100억 달러(약 119조5150억원)가 증발했다고 CNBC는 전했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소폭 회복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말 최고점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4일 오전 비트코인은 9205.32달러로 전날보다 0.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더리움은 0.32% 빠진 957.95달러, 리플은 전날보다 1.58% 오른 0.94달러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