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지난해 말부터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단하면서부터 후발 거래소들이 법인계좌 아래 수많은 거래자의 개인계좌를 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계좌는 거래소가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법인의 운영자금 계좌로 위장한 가상계좌인 셈이다.
가상계좌는 대량의 집금·이체가 필요한 기업이나 대학 등이 은행으로부터 부여받아 개별고객의 거래를 식별하는 데 활용하는 법인계좌의 자(子) 계좌다. 법인계좌에 1번부터 100만번까지 일련번호를 줘 특정인 명의의 계좌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대다수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가상계좌를 활용해 영업해왔다.
엑셀 등 파일 형태로 저장된 가상계좌 장부는 거래자 수가 많아지면 자금이 뒤섞이는 등 오류를 낼 가능성이 크다. 해킹 등에도 취약하다. 법인계좌에 예속된 자금이므로 법적인 소유권도 거래자가 아닌 법인이 가지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6개 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다. 정부 합동으로 거래소도 조사할 계획이다. 자금세탁이나 시세조종, 유사수신 등 위법사항 적발 시 거래소 폐쇄도 불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