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글로벌 증시가 호황을 보인 데는 각국 경제지표가 회복된 데다 기업 실적이 증대되는 등 경제적인 요인이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불안정한 정치적·지정학적 위험 요소가 다소 해소된 것도 국가별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5년 말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당선을 계기로 경제 성장과 주식시장 반등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증시 수익률은 45% 성장했고 올해 수익률은 73%에 달해 2년 연속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주요 산유국 중 한 곳인 나이지리아도 올해 증시가 43%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내전, 에볼라 사태 등의 지정학적 위기가 투자 심리에 타격을 미쳤지만 유가가 회복되고 경기가 살아나면서 차츰 활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문사 실크 인베스트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진 베칼리는 "나이지리아 증시가 2008년 초 기록한 최고치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고 있어 2018년에도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세계 증시 가운데 지난 2011년 이후 6년 연속 지수 상승률이 높은 국가는 10곳에 이른다. 이들 국가의 2011년 대비 올해 증시 상승률은 아르헨티나(1,074.82%), 베트남(172.60%), 일본(171.03%), 독일(121.63%), 리투아니아(117.64%), 뉴질랜드(106.72%), 노르웨이(106.25%), 핀란드(77.62%), 네덜란드(75.53%), 세르비아(66.79%) 등으로 나타났다.
각국 증시가 올해 호황을 맞은 데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베트남의 경우 2012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5~6% 대의 순조로운 경기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뉴질랜드도 연평균 2~3%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7~9월까지 18분기 연속 성장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이밖에 터키 증시와 홍콩 항셍지수도 올해 35~50%대의 상승세를 보였다고 CNN머니 등 외신은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의 흐름대로라면 적어도 2018년 상반기까지는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다만 미국의 세제개편 발효와 이란 핵합의 파기 가능성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 등이 글로벌 증시에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2018년은 서구권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QE) 시대를 종식하고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는 해인 만큼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