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지현(가명‧26)씨에게는 현재 이동통신사에서 받은 멤버십 포인트가 7만 점 넘게 남아있다. 주로 편의점에서 포인트를 사용하는 김 씨가 체감하는 혜택은 몇 백원에 불과하다. 김 씨는 “사용처도 적고 그마저도 제한이 많아 한 해 제공되는 포인트 중 절반도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29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통사가 제공한 멤버십 포인트는 다음달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멤버십 포인트는 이통사가 가입자들이 납부하는 요금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되며 영화관람권, 커피전문점 등의 제휴처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통사는 매년 연초(1월1일)에 포인트를 지급하고 연말(12월31일)에 잔여 포인트를 폐기한다.
영업비밀을 이유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매년 소멸되는 포인트는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그동안 멤버십 포인트에 대해 유효기간이 1년으로 짧고, 할인한도‧횟수 등에 제약이 많아 포인트 지급액수에 비해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할인혜택이 적다는 점에서 ‘생색내기’가 아니냐고 꾸준히 지적돼왔다.
게다가 멤버십 혜택이 점점 축소되는 추세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7월31일까지 이통3사가 변경한 멤버십 3건 중 2건은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8월 준오헤어에서 받을 수 있는 할인액을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했고, 패밀리레스토랑 할인율도 10~20%에서 5~15% 수준으로 낮췄다. KT는 지난 9월 외식업체 라그릴리아, 디퀸즈, 편의점 미니스톱과 제휴를 종료했으며, LG유플러스는 영화관 CGV·롯데시네마에서 두 달마다 한 번씩 제공하던 무료 영화 예매를 3000원 할인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소멸되는 포인트가 점점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심현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잔여 멤버십 포인트로 통신요금, 부가서비스 등을 대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멤버십 포인트로 통신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은 KT가 유일하다. KT의 멤버십 포인트로는 데이터 쿠폰을 구매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 멤버십은 현금같이 쓸 수 있는 개념의 포인트가 아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이통사 멤버십 제도에 대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표준약관이나 가이드라인 마련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