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내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를 의심하게 하는 전파 신호가 포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외신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6주기(12월 17일)까지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산케이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2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를 엿볼 수 있는 전파 신호를 감지, 수일 내 미사일 도발을 단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성 영상에서 미사일 본체나 이동식 발사대의 모습이 파악되지 않은 점, 준비 징후가 반드시 발사로 이어지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 인민군의 동계훈련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분석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발사하게 될 미사일 종류도 특정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9월 15일 일본 상공 위로 중장거리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한 이후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미국이 핵항공모함 3척과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등 군사적 압력을 강화한 것이 도발 예방에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CNN 등 서구 언론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경제 활동 대부분을 농업에 의존하는 만큼 미사일 도발보다는 가을 농번기 농업 활동에 집중했을 것"이라며 "현재까지 보여준 수차례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면서 미사일 개발 목표치를 달성, 추가 시험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 20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다시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북한이 주요 국가 기념일을 앞두거나 당일에 맞춰 핵 도발을 단행했던 점도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지난해에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4월 15일에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을 처음 발사했다. 건국 기념일인 9월 9일에는 제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지난 9월 이후 추가 도발은 없었지만 12월 17일이 김정일 위원장의 6주기라는 점에서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지속적으로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어떠한 도발이나 공격에도 대응할 능력이 있고, 앞으로도 굳건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