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27일 오전 10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열었지만 23분 만에 마쳤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 하루 더 고민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재판부는 "오늘 피고인에게 또 다시 불출석할 경우 피고인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내겠다. 다음 공판기일을 28일 오전 10시에 열고, 피고인 없이 공판을 진행할 지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 등 사선 변호인단이 총사퇴하면서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이날도 오전 7시30분께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 재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서울구치소 측은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 사유서를 팩스로 서울중앙지법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유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부종으로 진통제를 처방받아 하루 30분가량 걷기 실내운동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재판부는 구치소 보고를 토대로 법정에 불출석할만한 사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여러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인치가 현실적으로 현저히 곤란하다고 본다.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궐석재판 진행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형사소송법(제272조의2)에서 법은 구속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할 경우 출석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에게는 국선 변호인 5명이 지정된 상태로 이날 처음 출석했다. 새 변호인단은 조현권(62·연수원 15기)·남현우(46·연수원 34기)·강철구(47·연수원 37기)·김혜영(39·연수원 37기)·박승길(43·연수원 39기) 변호사로 꾸려졌다.
앞서 변호인단은 서신을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접견 의사를 타진했으나 세 차례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변호인단은 서울구치소 측을 통해 "접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정중히 전해달라"는 말만 돌아왔다고 알렸다.
재판을 마친 뒤 최연장자인 조 변호사는 "변호인은 피고인에 대한 보호자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진행 상황이나 변론 계획 등은 서신을 통해 계속 (연락을)하겠다"고 말했다.
재판을 마친 뒤 최연장자인 조 변호사는 "변호인은 피고인에 대한 보호자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진행 상황이나 변론 계획 등은 서신을 통해 계속 (연락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