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매출 총액에서 특직판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44%에 달했다. 특직판은 B2B 사업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B2B 비중은 2009년(이하 3분기 누적 기준) 50%에 달했다가 2010년 43%, 2011년 42%, 2012년 38%으로 점점 감소하다가 2013년 33%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4년 34%로 반등한 뒤 2015년 38%, 2016년 41% 등으로 오름세를 탔다.
삼성전자 제품은 주로 소매와 도매, 특직판 등으로 유통된다. 이 중 소매는 직접 소비자에 판매하는 경우이며 도매는 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업체 등으로 유통되는 물량을 의미한다. 또 특직판은 삼성전자와 일반 기업체가 맺은 계약에 따라 제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일반 PC와 태블릿, 노트북, 반도체(메모리·낸드플래시) 등이 주요 품목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성장세가 B2B 매출 비중 증가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 3분기까지 역대 최고인 매출 53조1500억원, 영업이익 24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미국 인텔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B2B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스마트폰에 집중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만으로는 지금과 같은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B2C 시장에 비해 B2B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 삼성전자가 다른 경쟁사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B2B 거래중인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브랜드 신뢰도를 비롯해 B2B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는 기술적 여건과 서비스 노하우를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B2B 시장은 제품의 품질과 성능뿐만 아니라 그동안 제품을 운용한 능력과 서비스 수준 등 다른 경쟁력을 우선으로 보기 때문에 B2C 시장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다. 때문에 애플 등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 교육 부문 B2B 시장을 틈새시장으로 보고 거래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교육계에 스마트 기기 사용 열풍으로 삼성전자의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은 교원그룹, 웅진씽크빅, 천재교육 등의 스마트 교육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교원그룹의 스마트 빨간펜 상품에 2015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21만대를 보급했다. 올해부터 납품을 시작한 웅진그룹과 천재교육 등에는 14만대 이상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아이폰과 중국산 제품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B2C 시장과 달리, B2B 시장에서는 대량 정부납품 물량 외에도 일반 기업체 영업에 적극 나서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