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이팅 중앙당교 부총장 “대화·협상으로 한반도 비핵화 이뤄야”

2017-11-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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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사상' 집필자…'공산당 내 비중 있는 인물'로 평가

제19차 당대회 설명 차 방한…양국 교류 재개 위한 포석

허이팅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상무부총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국대사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문담(文膽·연설문 담당 비서)으로 알려진 허이팅(何毅亭) 중국 중앙당교 상무부총장(수석 부총장)이 지난 21일 한국에 도착해 사흘간 머물며 한국 각계 주요 인사들과 접촉했다.

한국 외교부의 공식초청으로 이뤄진 허 부총장의 이번 방문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허 부총장은 한국의 정치, 언론, 경제 등 각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주요 성과를 설명하는 한편 양국이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근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봉합하기로 합의한 뒤,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가 활기를 띄는 가운데 실질적인 협력과 교류 또한 복원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중국에서 장관급에 해당하는 허 부총장은 중국 공산당 최고위급 간부들을 교육하는 중앙당교의 2인자이자, 시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24일 막을 내린 19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시진핑 사상'을 집필한 주인공으로 시진핑 지도부의 정책 및 이념에 정통한 권위자이기도 하다.

허 부총장은 시 주석 1인 체제 구축의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최고 지도자로 등극한 후 ‘8항 규정(八項規定)’을 발표하고 반부패 정책을 통해 확실한 1인 체제를 구축했다. 이 8항 규정 이론을 확립한 장본인이 바로 허 부총장이다. 그는 반부패 운동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고 공무원의 청렴 등에 대해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해 반부패 운동을 국가 정책으로 승화시켰다.

추궈훙(邱國洪) 주한중국대사는 허 부총장 입국 당일 주한중국대사관에서 '당대회 설명 만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양국의 정계, 학계, 단체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허 부총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중·한 양국이 협력을 지속하고 상생하는 관계를 이루길 희망한다"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한국과 중국은 충분히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협력 확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허 부총장은 국회를 방문해 각각 박주선 국회 부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주요인사들을 만나 양국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2일 국회를 방문한 허이팅(何毅亭)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상무 부총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 대표를 만나는 자리에서 허 부총장은 "얼마 전 양국 정상이 베트남에서 회담을 통해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며 "합의에 따라 양국 관계를 계속 추진하자"고 말했다. 이에 추 대표는 "성공적인 당대회 개최와 지도부 선출을 축하 드린다"고 덕담을 전하며 "양국이 꾸준히 협력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핵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는 "한반도 문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관심사"라며 "중국의 입장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평화와 안정을 견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허 부총장은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회담을 열고 중국 정세, 북핵과 한반도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양국이 함께 공통된 인식을 증진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허 부총장이 한국에 입국한 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강 장관은 22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양국 간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다음달 중순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된 제반사항을 점검하고 정상회담에 필요한 양국의 핵심 의제 파악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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