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24)이 애매한 대답을 한 이유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가능성 때문이다.
5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박성현에게 쏟아진 질문은 이 대회 경기 소감이 아닌 세계랭킹 1위 예고 소감이었다.
박성현은 현재 세계랭킹 2위다. 하지만 이날 일본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 현재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이 하위권으로 밀리면서 박성현의 세계랭킹 1위 등극이 유력해졌다.
이후 세계랭킹 1위 등극을 가정한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박성현은 “세계랭킹 10위였을 때 LPGA에 진출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세계랭킹 1위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 자리가 많이 벅차다”고 강조했다.
박성현은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상과 함께 세계랭킹 1위까지 유력해진 상황이다. 또 현재 시즌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고,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1위(현재 2위)를 넘보고 있다.
박성현은 올 시즌을 미리 되돌아보며 “잘했다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새로운 목표를 하나하나 이뤘고, 당초 목표를 넘어 승수를 추가한 것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만약 세계랭킹 1위가 되더라도 더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세계 1위라도 골프의 끝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자리에 오르면 선수로서 어떻게 더 발전된 나날을 보내야 할지 더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다만 “평균타수 1위보다 당연히 세계랭킹 1위가 되면 더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또 박성현은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으로 기자회견장을 달궜다. 이미 신인상을 확정한 박성현은 “신인상 소감을 생각한 건 많은데 영어로 말해야 해서 다 표현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며 “소감을 말하다 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박성현은 ‘팔굽혀펴기 하루 500회’의 오해도 풀었다. 박성현은 “이 말은 꼭 하고 싶었다. 팔굽혀펴기를 하루에 500개씩 한다거나 한 번에 300개를 한다는 기사가 나와 당황한 적이 있다. 선수들도 다 그렇게 알고 있어서 이건 정정해야 할 것 같다”며 “스무 살 때 전지훈련 갔다가 떠든다고 채벌로 딱 한 번 500개를 한 적이 있을 뿐이다. 하루에 50개 정도 한다”라고 웃으며 오해를 풀었다.
박성현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를 적어내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박성현은 이날 밤 곧바로 중국으로 이동해 8일부터 열리는 LPGA 투어 블루베이 LPGA 준비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