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호랑이(KIA 타이거즈)와 곰(두산 베어스)의 사상 첫 ‘단군 매치’가 열린 광주 챔피언스필드에 시구자로 깜짝 등장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해태 4번 타자 출신이자 KIA 타이거즈 감독을 역임했던 김성한 전 감독, ‘호랑이’ 김응룡 전 감독과 함께 구장에 들어서자 광주 시민들과 야구팬들은 크나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 때 대통령에 당선되면 투표 권장 인증사진을 가장 많이 올린 팬들의 팀에 가서 첫 번째 시구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집계 결과 광주가 연고지인 KIA는 521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 시즌 KIA가 정규시즌 챔피언 자격으로 한국시리즈 1차전을 홈구장인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치르게 되면서 문 대통령이 시구자로 나설 수밖에 없도록 딱 맞아떨어진 셈이다.
또 이날은 촛불 혁명 1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해태의 붉은 유니폼은 ‘폭도의 누명’을 쓰고 탄압받아야 했던 광주의 한을 담은 상징이나 다름 없다. 문 대통령의 광주 구장 방문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광주 시민에 대한 감사이자 광주 진상규명 의지를 재차 천명한 것이고, 아울러 국민통합 메시지를 담아냈다는 정치적 의미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 고(故) 최동원 선수의 팬인 문 대통령은 야구 실력도 매우 뛰어나다. 야구 명문 경남중·고 출신인데다 경희대 재학 때에는 교내 학년 대항 야구대회 주장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법연수원 시절에도 동호회팀에서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