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에 실패하면 미국 증시 꺾인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미 의회를 대상으로 세제개편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증시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내 세제개편 통과를 최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가운데 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이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는 세제개편과 관련한 의회 투표를 앞둔 가운데 시장에 민감한 주가 급락 가능성을 앞세워 정치계를 압박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므누신 장관은 앞서 지난달에도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안에 세제개혁안의 의회 통과를 추진,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세제개편을 통해 경제성장률 3%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강조했었다.
경제전문매체 포천은 이날 보도를 통해 "세제개편안이 통과되면 주식 시장이 더욱 활황을 보일 것이라는 므누신 장관의 주장은 일부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기업 대상 감세와 규제 완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등 주요 지수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산 관련 의회 투표를 앞두고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8일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약 1% 높은 2만3157.60에 마감하면서 최고치를 찍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561.26과 6624.22로 상승 마감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최근 랠리 흐름으로 볼 때 올해 안에 세제개편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그러나 미 의회 내 여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어 므누신 장관의 이번 발언이 실제 효과를 낼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CNBC 등은 최근 보도를 통해 "미국 민주당이 세수 감소를 이유로 세제개편안을 적극 반대하는 가운데 공화당이 설득 총력전에 나섰지만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현행 35%인 법인세율을 20%로 인하 △개인 소득세 과세 구간 3단계(10%, 25%, 35%)로 조정 등을 골자로 한다. 법인세 대폭 인하 등 미국의 세제개편이 이뤄지면 지난 1986년 레이건 정부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발리에르는 "지금까지의 증시 추이를 볼 때 세제개편이 무산되면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며 "그 이후 책임 공방이 시작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민주당 진영에 대한 공격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