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업무공백 '120일' 방송·통신민원 13만건 쌓였다

2017-10-1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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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의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시청자미디어재단 등에 대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회내 여·야간의 이견차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이 100일 넘게 지연되고 있어 위원회 부재로 인한 관련업무마비가 심각한 수준이다.

16일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계류중인 방송심의 민원건수는 3710건, 안건상정대기중인 통신심의 민원건수는 13만5008건에 이른다. 지난 6월 12일 박효종 위원장을 비롯한 3기 방심위원들의 임기가 끝난 후 아직 위원회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민주당 제61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방심위의 업무공백으로 불공정보도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방송이 판을 치고, 방송 프로그램인지 광고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들이 범람해도 아무런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오늘 당장 위원 선임을 진행해도 연말까지 처리해야 할 안건이 매일 1200건”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3일 과방위가 실시한 방심위에 대한 국정감사 역시 위원장 및 상임위원이 부재한 상태에서 열렸다. 사실상 방심위의 업무에 대해 책임질 만한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감사가 실시된 것이다.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지난 12~13일 실시된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인터넷상 차별‧비하 게시물 급증(박홍근 의원) △개인방송 패드립‧음란방송 급증, 모니터링 전담반 필요(고용진 의원) △1인방송 심의 솜방망이 처벌(김성태 의원) △과도한 별풍선 1일 결재한도 문제(김성수 의원) △몰카 삭제율 3.7%불과(송희경 의원) △도박사이트 심의시정 과다(신용현 의원) 등이 주요문제로 지적 됐다. 녹소연은 “다수의 문제가 방심위원들이 새로운 심의 규칙을 제정해야 해결이 가능한 문제들”이라며 국회에 조속히 방심위 구성을 완료할 것을 촉구했다.

100일이 훌쩍 넘어가는 방심위의 개점휴업 사태는 위원 구성에 대한 여야간의 의견 충돌에서 비롯됐다. 방심위원 인선은 대통령 추천인사 3명, 국회의장이 국회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들과 협의해 3명, 국회 과방위 추천인사 3명으로 이뤄진다.

관례상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3명 몫에서는 국회의장이 1명, 여당에서 1명, 야당에서 1명을 추천해왔고, 과방위 추천 몫은 여당 1명, 야당 2명으로 배분돼왔다. 즉 야당에서는 총 3명을 추천할 수 있다. 원칙대로라면 야당 중 교섭단체인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에서 1명씩 추천할 수 있지만 자유한국당 측에서 자당 추천 몫으로 2명을 요구하며 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방심위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업무가 쌓이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빨리 위원회 구성을 마쳐야 하는 상황인데, 그렇지 않아 답답하고 힘든 상황”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심영섭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과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을 방심위원으로 내정한 상태다. 표양호 전 청와대 비서관, 전광삼 전 춘추관장, 강상현 연세대학교 교수 등도 방통심의위원으로 추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방심위의 업무공백은 출범 이후 최장기간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박만 위원장을 비롯한 2기 방심위원들의 임기만료 후 3기 방심위가 위촉되기까지 한 달여의 공백이 있었을 때에도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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