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지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은 아닐까."
19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 중남부 지역에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 단시간에 사상자가 수백명으로 늘면서 '비상사태'가 선언됐다. 구조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인명 피해가 더욱 증가할 전망이어서 제2의 멕시코 대지진 참사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은 멕시코시티에서 남동쪽으로 123㎞ 떨어진 푸에블라 주 라보소 지역으로, 진원 깊이는 51㎞로 파악되고 있다.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중남부 지역에서 고층 건물 등 다수 건물이 붕괴되면서 사상자를 키웠다.
인근 초등학교 200여곳도 지진 피해를 입은 가운데 초등학생 사망자만 2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상사태 선언으로 군 병력까지 동원돼 매몰자들에 대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여진으로 인해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인명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지진은 규모 8.1의 강진이 강타해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지 불과 2주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불과 2주 전인 지난 7일에도 치아파스 주 피히히아판에서 남서쪽으로 87㎞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규모 8.1의 강진이 일어나 최소 98명이 사망하고 23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더구나 이번 지진은 1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5년 멕시코 대지진이 발생한 지 32주년 되는 날에 발생한 것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1985년 9월 19일 아침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규모 8.1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당시 1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를 내면서 멕시코 역대 최대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실제로 멕시코 대지진 32주년을 맞아 이번 지진이 발생하기 몇 시간 전만 해도 추모 집회와 함께 지진 대피 훈련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지진은 해안에서 발생한 지난 7일 지진과 달리 도시 바로 아래 지역에서 발생한 만큼 멕시코 대지진에 버금가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멕시코는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해 있어 지진이 잦다. 불의 고리는 전 세계 지진의 90%가 집중돼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활동적인 지진대다. 최근 멕시코와 뉴질랜드 등 불의 고리에 속하는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트위터 등을 통해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