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毛澤東) 중국 주석의 만년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왕하이룽(王海容) 전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 9일 사망했다. 왕하이룽이 사망한 9월9일은 마오쩌둥의 41주기였다. 향년 79세.
마오쩌둥의 이종사촌 형 왕지판(王季範)의 손녀인 왕하이룽은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의 천거로 외교부에 입사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역사적인 화해를 끌어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방중 때 영어 통역을 맡았다. 마오쩌둥이 각국 요인들과 회담하거나 접견할 때도 통역으로 활동했던 왕하이룽은 36세에 외교부 부부장(차관급)까지 올랐다.
문화대혁명 후기 마오쩌둥의 건강이 나빠졌을 당시 부인 장칭(江靑)조차 그를 만나기 힘들었지만 왕하이룽은 마오 지근거리에 있던 극소수의 측근 그룹에 속했다. 마오쩌둥은 생애 막바지에 왕하이룽을 통해 외부에 지시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공산당 고위관료들은 왕하이룽을 통해 마오의 의중을 탐색했다. 때문에 마오쩌둥 신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