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의 회사명 앞에는 알파벳이 붙지 않는다.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 등 금융사들이 다들 알파벳을 명칭 앞에 붙여 사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신협이 명칭 앞에 알파벳을 붙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간단했다. 붙일만한 알파벳이 마땅치 않아서다. 신협의 영어 약칭은 ‘CU’(Credit Union)이다. 홈페이지 주소도 'www.cu.co.kr’이다. 그런데 어느 날 편의점 CU가 등장하면서 ‘CU’를 신협 앞에 붙이기가 애매해졌다. 역사가 50년이 훌쩍 넘은 신협 입장에서는 억울한 셈이다.
은행 대부분은 한글을 알파벳으로 풀어서 약자를 앞에 붙이곤 한다. NH농협은행, DGB대구은행, JB전북은행 등이 그렇다.
신협은 소리 나는 대로 알파벳으로 풀면 ‘Shin Hyup’이니 'SH'다. 그러나 SH는 이미 수협은행이 사용하고 있다. 'SH'도 애매하긴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쯤 되면 의문이 든다. 은행 명칭 앞에 알파벳을 굳이 붙이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가서다.
2000년대 초반 KB국민은행이 해외 진출에 대비하기 위해서 알파벳을 붙인 뒤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KEB하나은행 등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2~3개의 알파벳을 명칭 앞에 붙였다. 새마을금고도 마찬가지다. 마을금고의 약자인 MG를 붙인다.
그런데 KB국민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중에 KB에 'Korea Best'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몇명이나 될까?